한국일보

달 한 바퀴만 도는 ‘오리온’⋯ “화성 유인 탐사 위한 공학적 선택”

2026-04-03 (금) 07: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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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 ‘달 기지’ 구축 포석

▶ 10일간 숫자 ‘8’ 궤도로 선회 비행, 첫 달 탐사 아폴로 8호는 10회 돌아

달 한 바퀴만 도는 ‘오리온’⋯ “화성 유인 탐사 위한 공학적 선택”

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 39B 발사장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 2호가 발사되고 있는 모습을 관람객들이 사진 촬영하고 있다.

▶“생명 유지 장치 점검이 목표인 탓”
▶우주비행사 복귀 못 하면 임무 실패, 단계적 위험 줄인 정교한 계산 깔려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에 재개된 유인 달 탐사 임무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르테미스 2호’가 달을 선회하는 건 단 한 차례다. 미국 당국이 단순 궤도를 선택한 데는 달을 넘어 화성으로 진출한다는 장기적 계산이 깔렸다.

2일 나사에 따르면, 1일 발사된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된 우주선 ‘오리온’은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우고 10일간 숫자 ‘8’을 닮은 궤도로 달을 선회 비행한다. 달의 뒷면(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반구 부분)에서 최대 6,513㎞ 거리까지 가깝게 접근하는 비행 궤도가 특징이다.


아르테미스 2호라 통칭되는 ‘아르테미스 2(Artemis Ⅱ)’는 원래 나사의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의 두 번째 발사 임무라는 의미다. 2022년 사람을 싣지 않고 시험 비행을 했던 ‘아르테미스 1(Artemis Ⅰ)’의 후속 임무다. 이번 두 번째 임무에서 우주선 발사에 사용된 발사체(로켓) 체계는 ‘SLS(Space Launch System·우주 발사 시스템)’라고 불린다.

SLS는 발사대와 로켓, 부스터, 유인 우주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유인 우주선에는 별도로 ‘오리온’이란 이름이 붙었다. 아르테미스 2호는 미국의 최초 달 탐사 프로젝트 ‘아폴로’의 8호 임무와 비견된다. 나사는 1968년 유인 우주선 아폴로 8호를 달에 보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궤도에 진입한 아폴로 8호는 달 표면을 10회 선회했다.

이번 오리온의 비행 횟수가 적은 건 비행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폴로 8호는 후속 임무인 달 착륙(1969년 아폴로 11호)을 위한 사전 준비 비행이었다면, 아르테미스 2호 임무는 우주선 생명 유지 장치 점검이다.

2028년 달 착륙, 나아가 2029년 화성 유인 탐사 거점으로 삼을 달 기지의 안정적 구축을 위한 포석이다. 오리온에 생명 및 항법 관측을 위한 센서 1,200개가 달린 이유다.

우주비행사들이 복귀를 못 하면 실패하는 미션인 만큼 나사는 추진 시스템이 고장나도 귀환이 가능한 ‘자유 귀환 궤도’를 택했다. 달까지 갔다가 달의 중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궤도가 휘어지면서 지구로 돌아오도록 짜인 경로다.

오리온은 달을 지난 뒤 연료를 쓰지 않고도 중력을 이용해 방향과 속도를 바꾸는 ‘슬링샷 기동’으로 지구 귀환 궤도로 돌아오게 된다.

새 궤도는 2022년 아르테미스 1호 귀환 당시 열차폐막 파손 경험을 감안해 우주선 손상을 줄이도록 지구 재진입 각도도 조정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우주공공팀장은 “아르테미스 2호는 단계적으로 위험을 줄이며 장기 탐사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둔 프로그램의 일부” 라며 “이번 임무의 단순함은 도리어 가장 정교한 공학적 선택”이라고 봤다.

아르테미스 2호 발사에 쓰인 우주발사시스템(SLS)의 추력(물체를 운동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은 약 4,000톤으로 나사가 발사한 역대 로켓 중 가장 강력하다. 추력만 치면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십이 7,590톤으로 더 강력하지만, 중간 연료 보충 없이 달 전이궤도에 진출할 수 있는 로켓은 현재 SLS가 유일하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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