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패소시 정치적 타격 커⋯트럼프 현직 첫 대법원 출석

2026-04-02 (목) 07:26:48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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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관들, 출생시민권 폐지 시도에 회의적 반응

▶ 트럼프 출석후 SNS에 “속지주의 허용하는 멍청한 나라”

패소시 정치적 타격 커⋯트럼프 현직 첫 대법원 출석

구두 변론에 출석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1일 연방대법원 청사를 떠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서명한 출생시민권 폐지 행정명령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연방대법원의 구두변론에 직접 참석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대법원 심리에 참석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초의 사례이다. 하지만 이날 대법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참석에도 불구하고 출생시민권 폐지를 시도하는 행정명령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출생시민권 금지 행정명령 관련 소송의 구두변론이 열린 대법원 법정을 찾아 자신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대한 법적 공방을 직접 경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아, 출생시민권 제도에 반대 주장을 펼친 행정부 쪽 변론을 약 1시간 들었고,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반박하는 미시민자유연맹(ACLU)의 변론이 시작되자 약 10분 만에 방청석을 떠나 퇴장했다.


백악관으로 복귀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상에서 유일하게 속지주의 시민권 제도를 허용하는 멍청한 나라”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
하지만 자국 국경 내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나라는 미국을 포함해 최소 30개국이 존재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연방 대법원 심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법관들이 직접 대면하면서 긴장감이 크게 고조됐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연방 대법관 다수는 트럼프 행정부 측 변호사에게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특히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정부의 핵심 논지에 대해 “매우 특이하게 느껴진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대법원이 출생시민권 폐지 시도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를 대표해 변론에 나선 존 사우어 연방법무차관은 대법관들에게 “헌법에 대한 오해가 1세기가 넘도록 이어져 자격이 없는 수십만 명에게 출생시민권을 부여했다”며 “연방 수정헌법 14조의 내용은 임시 비자 소지자나 불법으로 입국한 비시민권자가 아닌 과거 노예였던 가족들에게만 시민권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폐지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원고 측을 대리하는 세실리아 왕 ACLU 법률 책임자는 “헌법의 초점은 부모의 신분이 아닌 미국 영토 내에서 출생한 아기에 있다”며 1898년 내려진 대법원의 웡 킴 아크 판례를 근거로 해당 행정명령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된 변론에서 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물론, 보수 성향인 로버츠 대법원장도 불체자 뿐만 아니라 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이들까지 배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법리 적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출생시민권을 둘러싼 법적 공방의 결과는 미국 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패소할 경우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6월 말께 최종 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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