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협상이냐 지상군 투입이냐… 미·이란 전쟁, 중대 분수령

2026-03-3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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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이란, 주말 동안 상호 공습 계속
▶ 미 해병대 3,500명 중동 도착 지상전 준비

▶ 이란 “지상군 오면 불태우겠다” 항전 의지
▶ 전문가들 “트럼프, 어려운 선택만 남아”

협상이냐 지상군 투입이냐… 미·이란 전쟁, 중대 분수령

29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습 폭발로 인한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한 달이 지나며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이 미국과 이란 간 종전안을 전달하며 협상을 촉구하는 가운데, 전장에선 이스라엘과 이란이 교전을 계속하는 동안 미군 특수부대가 대거 중동에 도착해 지상전을 준비하고 후티 반군이 공식 참전하는 등 전쟁이 확대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이집트 외무장관들과 29, 30일(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이란 전쟁의 외교적 해법을 논의한다고 28일 밝혔다. 다르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란이 파키스탄 국적 선박 20척의 추가 통항을 허용했다는 별도 게시물을 올렸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를 공유하며 호응했다.

전날에는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특사가 “이번 주 내 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도 자국 라디오에서 “미국과 이란이 직접 만나기 위한 준비가 완료됐다”고 말해 협상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이란 측 반응은 냉담했다. 최근 미국 언론에서 미국과의 ‘협상 상대’로 보도했던 마즐리스(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29일 미군의 지상전 가능성을 놓고 ‘결사항전’ 의지를 천명했다고 IRNA 통신이 보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적은 공개적으로 협상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은밀하게 지상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며 “우리 병사들은 미군이 지상에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그들의 목숨을 불태울 작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주말 이란 수도 테헤란에선 포격과 공습경보 소리만 요란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저수·방송·철강 시설과 부셰르 원전까지 폭격했고,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의 알루미늄 시설에 보복 공격을 가했다. 이란은 사우디 내 미군기지에 공격을 가했는데, 중상자 5명을 포함해 미군 최소 15명이 부상했다.

이란은 테헤란 과학기술대학교가 피격되자 “서아시아에 있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교육기관도 표적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까지 공식 참전하며 세계 경제의 뇌관인 홍해·호르무즈해협의 동시 봉쇄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군사적 긴장감은 미국의 지상전이 가시화하며 정점에 달했다. 미 해병대 3,500명을 태운 강습상륙함이 중동에 도착한 가운데,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 국방부가 수주간의 지상전에 대비해 준비 중이라고 28일 보도했다. 82공수사단 병력 2,000명도 곧 중동에 도착할 예정이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부가 최대 1만 명 추가 파병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적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 규모로 하르그섬 상륙 등 본격적 지상전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아이젠스타트 군사·안보 연구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하르그섬은 이란 본토에 가까워 미 해병대가 투입되더라도 포격에 취약하고, 이란이 기뢰를 매설해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경운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본보에 “82공수사단이 작전 수행을 하려면 큰 활주로와 항구 이용이 보장돼야 한다”며 “지상전을 감행하더라도 직접 이란 본토나 섬에 접근하기보다 UAE나 오만에서 단계적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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