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염 변곡점 맞나… “곧 끝날것” vs “종결? 우리가 결정”

2026-03-1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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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 충격 속 트럼프 주춤
▶ 이란 ‘모즈타바’ 중심 결집

▶ 결사항전 다짐 공세 강화
▶ 중동 걸프국들 피해 속출
▶ 트럼프 출구 전략 ‘혼선’

화염 변곡점 맞나… “곧 끝날것” vs “종결? 우리가 결정”

10일 이란 수도 테헤란 도심에 과거 최고지도자 호메이니와 하메네이, 그리고 새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그린 대형 배너가 걸려 있다. [로이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전쟁이 12일째로 접어들며 중대 변곡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군사작전이 “매우 곧 끝날 것”이라며 조기 종전을 강하게 시사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플로리다주 도랄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매우 결정적으로 승리하고 있다.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으며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이란 군사작전 열흘 만에 이란 함정 51척을 격침하고 미사일 시설 등 5천 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다며, 이란의 미사일 능력이 10% 이하로 떨어졌다고 군사적 성과를 과시했다.

이는 이란 새 지도부 출범에 따른 확전 우려로 요동치는 글로벌 경제 위기감을 진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쟁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는 적이 완전히, 그리고 결정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공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전쟁 종료 시점을 두고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를 내고 있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건 (미국이 아닌) 우리”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혁명수비대는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에서 단 1리터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가족을 한꺼번에 잃은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중심으로 거세게 결집하고 있다. 이란 군부와 핵심 기관들은 일제히 새 최고지도자를 향한 충성을 맹세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완전한 복종”을 선언한 직후, 새로운 군 총사령관 모즈타바에게 바친다며 ‘라바이크 야 하메네이(하메네이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는 작전명으로 초중량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모즈타바와 더불어 유력한 차기 지도자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역시 모즈타바를 신속히 지지하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른바 친이란 세력들도 충성 서약을 발표했다. 수도 테헤란의 한 광장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쏟아져 나와 “미국에 죽음을”을 외치며 하메네이 부자의 초상화를 흔들었다. 주요 도로에는 장갑차가 배치됐고, 건물 옥상마다 보안 병력이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가 이어졌다.

일부 반정부 성향의 시민들 사이에서는 체제 변화의 희망이 꺾인 데 대한 깊은 좌절감도 감지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즈타바의 선출을 두고 “무게감이 떨어지는 인물”이라며 큰 실수라고 평가절하하고, “그가 집권해 5년, 10년 뒤 똑같은 문제에 발목 잡히길 원치 않는다”며 이란 정권의 근본적 교체를 시사하는 등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란과 이스라엘 등 중동에서는 여전히 폭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전투기는 이란 전역의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고,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와 중동 내 미군 기지,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미사일·드론 보복 공격을 확대했다.

지난달 28일 개전 이래 아랍에미리트(UAE)에는 253발의 탄도미사일과 1천440대의 드론이 날아들어 4명이 숨지고 117명이 부상했다. 9일 새벽에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 에르빌 소재 UAE 총영사관이 드론 공격을 받는 등 외교 시설까지 표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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