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젠 AI로 전쟁한다… 공습 목표 선정 “생각 속도보다 빨라”

2026-03-04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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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트로픽 AI ‘클로드’ 이란 공습에 활용

▶ 정보 분석·모의 시나리오… 킬체인 단축
▶ 교통 카메라 해킹과 통신망·신호 교란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사살하는 과정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미국 국방부와 윤리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갈등을 빚어온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Claude)’가 적극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지난 2일 “우주 및 사이버 작전 협조로 미군은 작전 지역(이란) 전역의 통신과 감시망을 효과적으로 교란했으며, 적이 상황을 인지하거나 조정·대응할 능력을 잃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활용된 AI 도구는 클로드다. 지난해 미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한 후 클로드는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와 함께 미 국방부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 깊숙이 참여했다.

클로드가 미군의 이란 공습 과정에 사용된 이유는 클로드의 AI 기술이 표적 식별부터 법적 승인 및 공격 개시까지의 과정을 의미하는 ‘킬 체인(Kill Chain)’을 단축하기 때문이라고 영국 가디언은 짚었다. 킬 체인 전문가 크레이그 존스 영국 뉴캐슬대 교수는 “AI가 어떤 목표물을 공격할지 추천하는데, 사람의 사고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며 “암살식 공격을 진행하며 동시에 상대방의 미사일 대응 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어 규모와 속도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론 영상부터 통신 감청 자료, 인간이 모아온 정보에 이르기까지 잠재적 목표물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분석하는 것도 AI의 영역이다. 클로드는 무기를 직접 통제하지는 않았으나 방대한 양의 전쟁 관련 데이터를 처리해 분석하고 수십 가지의 모의 공격 시나리오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활용됐다.

팔란티어의 시스템은 머신러닝을 활용해 목표물을 식별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며, 보유 무기량과 유사 목표물에 대한 과거 공격 성과를 고려해 적절한 무기를 추천한다. 공격의 법적 근거를 자동으로 평가하는 것도 AI의 역할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교통 카메라와 휴대폰 네트워크 등 신호정보를 해킹해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의 방대한 알고리즘 기반 데이터 수집 시스템은 최근 몇 년간 이를 자동화했다”며 “테헤란의 거의 모든 교통 카메라가 수 년간 해킹당했으며, 이 영상은 암호화돼 이스라엘 텔아비브 등의 서버로 전송됐다”고 보도했다.

교통 카메라뿐 아니라 하메네이 주변 경호원들의 주소와 근무 시간, 출근 경로 등 ‘생활 패턴’도 모두 입수된 상태였다고 한다. 공습 직전 이란 내 인터넷과 통신망부터 교란됐다.

이란 공습 결정 직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앤트로픽이 자사 AI를 완전 자율 무기나 미국 시민 감시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방부 시스템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클로드가 국방부 시스템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만큼 오픈AI의 챗GPT 등으로 당장 대체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앤트로픽과 트럼프 행정부 간에 ‘윤리 논쟁’이 진행 중이어서 주목된다. 앤트로픽은 클로드가 자율살상무기 또는 미국민에 대한 대규모 감시에 활용되는 데 반대한다는 윤리 가이드라인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합법적인 모든 용도’에 제한 없이 사용하겠다면서, 이를 앤트로픽이 수용하지 않으면 국방부와의 기존 계약을 취소함은 물론 ‘공급망 위험 기업(블랙리스트)’으로 지정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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