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이스라엘, 對이란공격에 이란 반격…중동전쟁 비화 우려

2026-02-28 (토) 09: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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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작전명 장대한 분노”…트럼프 “이란 핵프로그램 재건 시도, 더는 못참아”

▶ 군사목표물 수십곳 타격…이란 핵시설 공습 뒤 8개월만에 대규모 공격
▶ 글로벌 안보·경제에 충격파 우려…항공사들 잇달아 중동행 항공편 취소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 이란을 겨냥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핵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이란의 핵무기 보유 저지와 미사일 무력화를 1차 목표로 삼고, 이란의 하메네이 '신정 정권' 교체까지 염두에 둔 이번 공격에 이란이 즉각 반격에 나서면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과 '중동전쟁'으로의 확전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와중에 중동에서 다시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와 안보 환경 전반에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에서 "조금 전 이란 내 중대 전투를 시작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임박한 이란의 위협을 제거함으로써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직접 군사공격에 나선 것은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3곳을 타격한 이후 약 8개월 만으로, 이번 공격은 당시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전면적인 군사행동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을 시도하고 "핵 야망을 포기할 모든 기회를 거부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미사일 및 미사일 산업과 해군 파괴 등을 이번 작전의 주요 목표로 제시하고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결코 갖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이번 작전을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이라고 명명했다.

미국의 군사행동에는 중동 내 미국의 동맹 이스라엘도 동참했다.

미국은 이번 작전 규모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스라엘은 미군과 함께 이란 내 군사 목표물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이스라엘군과 미군은 이란 테러 정권을 완전히 약화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장기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광범위한 합동 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식 정부 발표는 아니지만 이스라엘 공영 방송 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대상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포함돼 있었다고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작전은 수개월간 미군과 긴밀한 연합 계획을 수립하고 조율을 거친 끝에 이뤄졌다는 것이 이스라엘의 설명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을 '사자의 포효'라고 명명했다.

이는 작년 6월 이란 핵시설을 전격 공습할 때 붙인 작전명 '일어서는 사자'에 연계된 것이다.

IRNA 통신 이란 매체에 따르면 현지시간 이날 오전 10시께 수도 테헤란 시내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발과 함께 굵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주요 지도부 인사들의 집무실 부근에 미사일 약 7기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곰, 이스파한, 케르만샤, 카라지 등지에서도 폭음이 들렸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관리를 인용해 하메네이가 현재 테헤란에 있지 않으며, 안전한 곳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된 최근 며칠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것은 국제법을 위반한 침략행위라고 규탄하고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는 첫 번째 공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란 군은 또한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란 내무부는 성명에서 "범죄자인 적이 또 다시 국제법을 위반하고 협상 중 우리의 소중한 국토에 대한 침략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의 새로운 군사 공격은 이란과 미국의 외교 절차가 진행 중일 때 발생했다"며 "이 침략행위에 대한 보복은 유엔 헌장 51조에 따른 이란의 정당한 권리"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하면 우크라이나전, 가자지구 전쟁으로 흔들린 글로벌 안보가 추가로 악화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도 된서리를 맞을 우려가 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국민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본토 전역에 방공 사이렌을 울렸다. 또 자국 내 사업장 폐쇄와 휴교령을 발표했다.

이번 공격은 핵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등을 둘러싸고 이란과 미국 사이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외교적 해법이 최우선이라며 협상을 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은 두 개의 항모전단과 대규모 전투기를 중동에 전개하며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높이는 한편, 스위스와 오만 등에서 지난 26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이어왔으나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지가 없다고 최종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이란이 역내 미군 군사 기지를 대상으로 반격을 시작하면서 중동 항로 대부분이 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란 민간항공기구는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 후 자국 영공이 무기한 폐쇄됐다고 밝혔고, 이스라엘도 민간 항공기의 영공 진입을 금지하는 등 영공 폐쇄를 발표했다.

자국 내 미군 군사기지 공격을 받은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도 자국 영공을 당분간 닫는다고 밝혔다. 시리아도 예비적 차원에서 영공을 임시 폐쇄했다.

중동 국가 영공 폐쇄 통보를 받은 전 세계 항공사들도 중동행 항공편 취소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이란이 보복의 일환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 급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아직까지 관련 움직임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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