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귀금속 투자 과열 조짐… ‘변동성 주의·몰빵 금물’

2026-02-18 (수)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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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값 5,000불 뚫자 수요 급증
▶ ETF·뮤추얼펀드 투자처 다양

▶ 거래 ‘숨은 비용’ 꼭 따져보고
▶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배분해야

귀금속 투자 과열 조짐… ‘변동성 주의·몰빵 금물’

금·은 등 귀금속 시장이 달아 오르고 있지만 변동성과 부수적인 비용을 고려 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한 금은방에 금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연합]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과 은을 포트폴리오에 담으려는 투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초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귀금속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귀금속 특유의 높은 변동성과 부수적인 비용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가격 상승 랠리에 올라타기보다는 각 금속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배분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금은 특히 초보 투자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다. 주식이나 채권 시장이 흔들릴 때 가치가 오르는 경향이 있어 자산 다각화에 유리하며, 역사적으로도 가장 신뢰받는 가치 저장 수단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금은 반드시 큰돈이 있어야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그램 단위의 작은 금괴나 10분의 1 정도의 소량 실물 금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고, 금 ETF(상장지수펀드)나 뮤추얼 펀드를 활용하면 커피 한 잔 가격으로도 금 시장에 발을 들일 수 있다. 이미 증권 계좌가 있다면 주식을 사듯 간편하게 금 관련 자산을 매수할 수 있어 접근성도 매우 좋아졌다.

하지만 실물 금 거래 시에는 반드시 ‘숨은 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금 현물 가격 외에 딜러가 붙이는 마크업, 안전한 곳에 보관하기 위한 보관료, 분실에 대비한 보험료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보자들이 흔히 빠지는 함정 중 하나가 ‘수집용 동전’이다. 이런 제품은 역사적 희귀성 때문에 금 함량보다 훨씬 비싼 프리미엄이 붙어 있어, 나중에 되팔 때 제값을 받지 못할 위험이 크다. 무엇보다 시장이 불안할 때 공포심에 휩쓸려 감정적으로 매수하는 것은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다.

은은 금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해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금 투자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되며, 금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이나 환율 변동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은은 금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바로 ‘산업적 수요’다. 은은 전자제품, 의료기기, 태양광 패널 등 첨단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어 산업 생산이 활발해지면, 은 가격은 금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는 탄력을 보여주곤 한다.

실물을 직접 보관하기 번거롭다면 은 ETF를 통해 간편하게 가격 변동에만 투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은은 금보다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가격이 널뛰는 ‘변동성’이 매우 크다. 산업 수요가 조금만 줄어들어도 가격이 급락할 수 있으며, 실물을 되팔 때는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의 스프레드가 금보다 넓어 투자자에게 불리한 경우가 많다. 또 미국에서는 실물 은을 ‘수집품’으로 분류해 주식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는 점도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귀금속 투자를 할 때 반드시 ‘보험’의 관점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단기적인 급등 기대감이나 불안감에 쫓겨 특정 자산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자신의 투자 목적과 기간, 그리고 손실을 견딜 수 있는 성향을 꼼꼼히 따져보고 전체 자산 중 적정 비중만을 귀금속에 할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 재태크 전문가는 “금이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방패’라면, 은은 상승장에서 수익을 키울 수 있는 ‘보조 엔진’에 가깝다”며 “두 자산 모두 전체 자산의 일부로 편입하되,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분산 투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투자법”이라고 강조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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