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방문시 육류 반입하단 ‘낭패’

2026-02-17 (화) 08:46:52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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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포·햄 등 육류 및 육가공품, 22일까지 농축산품 검역 강화

▶ 애견용 육포 간식도 동일 적용, 미신고시 최고 1,000만원 과태료

한인 김씨는 최근 부모님을 뵙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출국 전 코스코에서 구입한 비프저키 몇 봉지와 손주를 위한 육류 성분 스낵, 반려견 간식용 육포를 캐리어에 넣었다. “상업용 밀봉 제품이고 미국산이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기내에서 배부된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에 ‘식품류 있음’에 체크했다.
인천공항 도착 후 세관 통과 전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대에 들러 물품을 제시하자, 검역관은 성분표를 확인한 뒤 “육류 성분 제품은 반입이 제한된다”며 압수 조치를 당했다. 김씨는 “혹시 과태료까지 내야 하는 건 아닌지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했다”며 “다행히 신고를 했기 때문에 폐기로 끝났지만, 신고를 안 했다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 입국 과정에서 육포·비프저키·햄·소시지 등 육류 및 육가공품이 압수되는 사례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이달 초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오는 22일까지 입국자들에 대한 농축산품 검역을 한층 강화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검역본부는 특히 지난해 상대적으로 불법 반입이 많았던 국가와 외국인 근로자가 다수 입국하는 노선을 ‘위험 노선’으로 지정해 검역 전용 X-ray 우선 검색과 탐지견 투입 횟수를 늘린다고 밝혔다. 베트남·중국·몽골·태국·캄보디아·네팔 등이 언급됐다.


미국은 위험 노선으로 별도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는 단속 강화 노선 지정 여부일 뿐 반입 허용이나 상대적으로 감시를 느슨하게 하겠다는 의미가 아닌 만큼 한인들도 주의해야 한다.

검역본부가 배포한 ‘동·식물 검역 안내’ 자료에 따르면 동물검역 반입 제한 품목은 상당히 광범위하다.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육류 및 육가공품(소시지·햄·육포 등) ▲유가공품(우유·치즈·버터 등) ▲동물의 생산물(녹용·뼈·계란 등) ▲알 및 알가공품(달걀·난백·난분 등) ▲반려동물 사료·간식류 및 영양제▲반려동물 자체(개·고양이·애완조류 등)도 제한 대상이다. 즉 사람이 먹는 비프저키뿐 아니라 애견용 육포 간식도 동일하게 검역 대상에 포함된다.

식물 검역 품목도 엄격해 ▲망고·라임·오렌지·파파야·사과 등 과일류 ▲감자·고구마·마 등 생과채류 ▲사과나무, 배나무, 포도나무 등 과수의 묘목, 접수, 삽수 등 ▲흙이 붙은 식물이나 살아있는 병해충·잡초 종자 등은 반입이 엄격히 제한된다. 단순 기념품이나 선물용이라도 신고 없이 반입하면 문제가 된다.

과태료 수준도 만만치 않다. 검역 대상 물품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반복 위반 시에는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검역본부는 “부득이하게 휴대한 경우 반드시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를 작성해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형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각종 육포, 육류 성분 라면 스프, 햄·소시지, 반려견 간식 등은 모두 검역 대상이다.

김씨처럼 신고를 하면 과태료 없이 폐기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신고를 하지 않고 적발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국 방문길, 캐리어에 넣기 전 한 번 더 성분표를 확인하는 것이 낭패를 막는 길이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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