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캐나다 국방조달장관 “잠수함 입찰 때 자동차 협력 포함 기대”

2026-02-07 (토) 02: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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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현지 자동차 공장 설립 요구… “수십년 이어질 파트너 찾고 있다”

▶ “한국 조선 능력 세계적으로 비교 대상 없어…납기 일정도 핵심 요소”

캐나다 국방조달장관 “잠수함 입찰 때 자동차 협력 포함 기대”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서울 중구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2.8 [연합뉴스]

"잠수함 입찰 제안 때 우리가 겪는 문제 중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해법이 포함되기를 기대합니다."

방한 중인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은 지난 5일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퓨어 장관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국 완성차 업체가 캐나다에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하면 한국 방산업체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수주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의미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퓨어 장관의 이번 방한은 캐나다가 추진하는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참여를 희망하는 한국 방산업체의 건조 역량을 확인하고, 주요 당국자들과 대화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번 사업에서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최종 결선에서 경쟁 중이다.

퓨어 장관은 현대자동차가 수소 분야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협력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캐나다는 여러 산업에서 미국 영향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흥미로운 건 최종 후보국(한국과 독일) 모두 완성차 제조국이라는 점"이라며 "자동차 산업은 협력의 아주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번 제안서에 어떤 형태로든 그 부분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캐나다가 한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현지 완성차 공장 설립은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이 1989년 캐나다 부르몽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세웠지만 4년 만에 철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퓨어 장관은 이에 대해 "그건 수십 년 전 이야기다. 지금 세상은 12개월 전보다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기업과 국가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한다. 매력적이라고 느낄 만한 제안을 만들어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현지 자동차 공장 설립을 요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퓨어 장관은 이번에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후보 기종으로 제시한 장영실함(3천600t급)에 직접 승선하기도 했다.

그는 "잠수함의 모든 요소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눈이 부실 정도였다"며 "한국 조선 능력은 세계적으로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이다. 매우 강력한 경쟁 우위"라고 치켜세웠다.

독일은 캐나다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 협력 체계에 들어가 있고, 두 나라가 북극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독일 업체는 아직 건조 중인 잠수함을 후보 기종으로 제시해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퓨어 장관은 "한국은 캐나다의 중요한 파트너다. 나토 회원국 여부는 결정 요인이 아니다"라며 "또 두 회사 모두 2032년까지 잠수함을 인도할 수 있다고 신호를 보내왔지만, 이제는 실제 제안서로 증명해야 한다. 납기 일정도 핵심 평가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독일 모두 캐나다 해군이 요구하는 '상위 수준의 필수 요구사항'을 충족했기 때문에 현재 확률은 50대 50이며, 가장 큰 결정 요인은 캐나다에 가장 큰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는 쪽이 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퓨어 장관은 "이번 잠수함 사업은 워낙 큰 규모라 군사 안보뿐 아니라 '경제 안보'를 달성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우리는 단순한 잠수함 공급자가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이어질 상호 호혜적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20여 개 기업과 동행한 이유도 잠수함 외에 한화가 제안한 지상 전투 체계 등 다른 군사 분야, 나아가 우주·항공·광물·에너지·목재·농업 등 더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퓨어 장관은 "마크 카니 총리는 미국이 과거처럼 국제무대에서 역할을 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중견국들이 힘을 합쳐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한 바 있다"며 "그렇게 되면 중견국들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협력해야 하고, 가장 좋은 방법은 이미 함께해온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캐나다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지 10년이 넘었고, 최근에는 국방·안보 협정도 체결한 점을 언급했다.

퓨어 장관은 잠수함 사업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기존 일정은 2028년 계약 체결 후 2035년 잠수함 투입이었지만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3월 첫째 주에 제안서가 제출되면 올해 안에는 결정이 날 것이다. 제안서를 신중하게 검토하겠지만 불필요하게 더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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