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업적으로 실용적인 조건 마련해야…우린 美정부와 고객사 사이 중재자일 뿐”

엔비디아 로고[로이터]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판매를 승인할 뜻을 밝혔으나 엔비디아가 세부 조건에서 이견을 보여 승인이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의 이견은 구매 관련 조건을 완화해 중국 반도체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약 2주 전 틱톡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에 대한 H200 수출 허가를 승인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엔비디아는 현재 고객확인제도(KYC) 등 관련 세부 조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KYC는 중국 군부가 엔비디아의 해당 칩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조건을 담고 있는 서류다.
엔비디아는 바이트댄스뿐 아니라 다른 중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H200 칩을 공급 관련 허가 조건을 미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 대변인은 성명에서 "KYC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쟁점은 아니다"라면서도 "미국 산업이 (중국에 칩을) 판매하려면 조건이 상업적으로 실용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은 계속해서 외국산 대안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와,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잠재 고객 사이의 중재자일 뿐이라며 "우리가 독자적으로 라이선스 조건을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상 이와 같은 허가 심사는 국무부·국방부·에너지부 등 유관부서와 협의를 거쳐 조건이 결정되며, 신청 기업은 수용 여부를 결정하거나 수정을 제안하는 식의 협상 과정이 이어진다고 전직 상무부 관리는 설명했다.
상무부는 지난달 15일 라이선스 정책을 공식 완화하면서도 안전장치 성격의 까다로운 단서 조항을 구체화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같은 수출 허가 신청 기업은 고객사가 '엄격한' KYC 절차를 거쳐 무단 원격접근을 차단하고 방지할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또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등 우려 대상국 기업과 연계된 원격 사용자 목록도 보고해야 한다.
특히 중국으로 칩을 보내기 전 미국 내 독립 연구소에서 사양 충족 여부를 시험하는 절차도 거치도록 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수수료 25%를 징수하기 위해 마련한 절차로 간주된다.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4월 이전에 최소한 칩 일부가 중국으로 수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H20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한다고 밝히고, 이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통보했다.
바이트댄스와 미 상무부는 이번 사안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