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실률 급증에 ‘헐값’ 매각

2026-01-23 (금)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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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다운타운 55층 건물

▶ 고금리·재택근무 ‘파고’
▶ 임대료·건물가치 동반↓

LA 다운타운의 상징적인 오피스 빌딩인 ‘웰스파고 센터 노스타워’가 소유주의 대출금 연체의 파고를 못 견디고 결국 매각됐다.

22일 오피스 업계에 따르면 뉴욕에 본사를 둔 부동산 투자회사 601웨스트는 최근 글로벌 자산 운용사 브룩필드 프로퍼티스로부터 55층 규모의 ‘웰스파고 센터 노스타워’를 인수했다. 앞서 브룩필드는 2013년 해당 건물을 포함한 4개 자산을 총 19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브룩필드는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빌딩은 최근 고금리와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임대 시장이 악화되면서, 5억달러 이상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특히 주요 임차인인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올해 여름 약 21만4,600평방피트 규모의 공간을 비우고 이전할 계획을 밝히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LA 다운타운 오피스 시장은 수년째 수요 정체와 높은 공실률, 임대료 하락에 시달리고 있다. 임대인들은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공실을 메우고 있지만 시장 회복은 더디다.

이 건물을 인수한 601웨스트는 최근 1년간 시카고와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고급 오피스 자산을 할인 가격에 잇따라 매입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시카고 ‘525 밴 뷰런 스트리트’와 뉴욕 ‘205 이스트 42번가’ 빌딩을 인수했으며, 현재 총 43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판매자인 브룩필드는 2023년 초부터 가스 컴퍼니 타워와 777 타워 등 LA 다운타운 내 주요 자산에서 11억달러 규모의 대출금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두 건물은 같은 해 법원 관리 절차에 들어갔고 이후 새 주인에게 매각됐다. 지난해 6월에는 ‘피게로아 앳 윌셔’ 타워를 2억1,000만달러에 매각했으며, 777 타워 역시 미상환 부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되며 오피스 자산 가치의 가파른 하락세를 증명하기도 했다.

다만 브룩필드는 여전히 LA 다운타운의 주요 자산 보유자로, 약 785가구의 주거 유닛과 570만스퀘어피트에 달하는 오피스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자산은 추가 매각 대상에 올라와 있다. 또한 노드스트롬 랙, 세포라, 타깃, 자라 등이 입점한 ‘FIGat7th’ 리테일 센터도 매각을 추진 중이며, 해당 자산에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5,900만달러 규모의 대출이 설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를 두고 “LA 오피스 시장의 바닥 신호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대규모 가치 조정 이후 선별적 투자 수요가 서서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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