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난희 고려대 교수 연구팀
▶ 중장년층 1,441명 8년 추적
▶ 뇌 미세출혈 위험 영향평가
코골이가 심한 사람일수록 뇌 미세 출혈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의 작은 혈관이 손상돼 발생하는 미세 출혈은 뇌졸중이나 혈관성 치매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4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김난희 고려대 교수 연구팀이 수면무호흡과 뇌 미세 출혈 간 영향을 분석한 결과, 중증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에선 뇌 미세 출혈의 위험이 2.14배 증가했다. 총 8년에 걸쳐 중장년층 1441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 자체가 뇌 미세 출혈 발생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히는 질환이다. 성인의 10~25%에서 나타나며, 특히 비만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호흡 장애가 시간당 얼마나 반복되는지에 따라 경증(시간당 5~14회), 중등도(15~29회), 중증(30회 이상)으로 나뉜다. 자면서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원활치 못할 때 코골이를 하는데, 심한 코골이 환자는 대부분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에 해당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연구는 수면무호흡증 관리가 장기적으로 뇌혈관 건강에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며 “수면무호흡증을 단순한 코골이나 수면 습관 문제가 아니라 뇌혈관 건강을 위해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성을 알린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수면무호흡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낮 동안 졸음이 심해져 교통사고 위험이 커지고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같은 중증 질환의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수면무호흡증은 기본적으로 체중 감량, 규칙적인 운동, 옆으로 눕는 습관, 금주 등이 권고된다.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하는 뚜렷한 원인이 있다면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