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법 재판 위해 조사 시작”…켈리 의원 “겁먹지 않아, 위협 멈추라”
▶ 국방장관 “비열·무모, 軍에 불명예”…국방부의 정치적 개입 지적도

마크 켈리 연방 상원의원[로이터]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군인 및 정보기관 요원들을 향해 '불법적 명령'을 거부하라고 촉구한 마크 켈리 연방 상원의원(민주·애리조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24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공식 성명에서 "마크 켈리 예비역 대령에 대한 심각한 위법 혐의를 접수했다"며 "현역 복귀를 포함해 군사법원 재판 절차 및 행정 조처 등 추가 조치를 결정하기 위해 해당 혐의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해군에서 대령으로 전역하고서 우주비행사로 활동하기도 한 켈리 의원은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 5명과 함께 제작해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짧은 동영상에서 후배 군인 및 정보기관 요원들에게 "당신은 불법적인 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반란 행위"라며 분노를 표출했으며, 이튿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죽이겠다고 위협한 건 아니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국방부가 이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임을 시사한 바 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퇴역한 모든 개인은 해당 범죄에 대해 군사재판통일법(UCMJ)과, 군대의 충성·사기 또는 질서 및 규율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 같은 연방법 적용을 받고 있음을 상기한다"며 "어떤 위법행위도 적절한 법적 절차를 통해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군인은 합법적 명령에 복종하고 이러한 명령들은 합법적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UCMJ에 따라 법적 의무가 있음을 상기한다"며 "군인의 개인적 신념은 합법적 명령에 대한 불복종을 정당화하거나 면책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자신의 엑스에 민주당 의원 6명을 '반역 6인방'으로 칭하면서 해당 동영상을 "비열하고 무모하며 허위였다. 우리 전사들에게 지휘관의 명령을 무시하도록 부추긴 것은 질서와 규율의 모든 측면을 훼손한다"며 "그들의 어리석은 선동은 의심과 혼란을 심고, 우리 전사를 위험하게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그러면서 "발표된 바와 같이 국방부는 그의 발언과 행동을 조사 중이다. 그는 자신의 계급과 소속을 명시해 자기 말에 권위를 부여하면서 모든 군인에게 직접적으로 호소했다"며 "켈리의 행위는 군에 불명예를 가져왔고, 이에 대한 적절한 조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와 헤그세스 장관의 발표에도 국방부의 이번 조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동영상에 대해 극도의 분노를 표출한 뒤 이어졌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정치적 행위나 개입으로 비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AP 통신은 "트럼프 집권 2기 전까지 일반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온 국방부가 현역 의원을 조사 중이라고 직접 위협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이에 켈리 의원은 자신의 엑스에 "들어라, 트럼프. 당신의 계속되는 위협은 나를 겁먹게 하지도, 행정부 감시를 포함한 내 직무를 멈추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누군가 다치기 전에 처형, 교수형, 폭도 보내기 같은 위협을 멈추라"며 "미국은 더 나은 걸 누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켈리 의원은 작년 대선에 앞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최종 후보 3명에 포함됐던 인물이다. 당내 중도파 중 차기 또는 차차기 대선의 잠룡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