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청정에너지 사업 中에 내줘…파리협정 탈퇴, 혐오스러워”
▶ 차기대선 민주당 잠룡으로서 트럼프에 대립각 세우며 ‘존재감’
차기 민주당 대권주자 물망에 오르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유엔 기후총회에서 정부 환경 정책을 성토하고 나섰다.
뉴섬 주지사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정책을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AP·AFP·로이터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주장하며 최근 급성장하는 청정에너지 산업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중국에 시장을 내주고 있다면서 "중국이 이 분야를 장악하고 있고 차세대 글로벌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캘리포니아주는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이 분야에서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캘리포니아가 녹색 기술을 수용하고 있으며, 화석연료 관련 일자리보다 재생에너지 관련 일자리가 더 많다는 점을 부각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설립됐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극심해진 홍수·폭염·허리케인 등을 기후변화의 근거로 들어 "기후 위기는 보험 적용이 불가능한 수준이 돼가고 있다"며 "기후 위기는 금융 위기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후변화를 보는 틀을 삶의 비용 문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로 한 파리 협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2기에 한 차례씩 총 두 차례 탈퇴한 데 대해 "혐오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하면서 "향후 민주당 행정부가 (집권할 경우) 주저 없이 협정에 재가입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미국은 이번 COP30에 연방정부 차원의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이는 역대 유엔 기후총회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뉴섬 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전날 상파울루에서 열린 투자자 심포지엄에서 "미국 정부 내에 여러분에게 존중을 보여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건 정치를 떠나 무례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상 금지된 3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과 관련해 대통령 임기가 2029년에 끝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어서 선거를 조작하려 한다"며 "그는 무모하고 혼란스러우며, 권력은 일시적이다. 사람들은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섬 주지사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종결 관련 표결에서 공화당에 동조한 민주당·무소속 상원의원 8명도 비난했다.
그는 현지에서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들에 대해 "게임의 규칙을 완전히 바꿔놓은 도널드 트럼프라는 침입종 앞에서 여전히 구식 규칙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며 "마음속 깊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이들의 이탈에 대해 "항복이자 미국 노동자에 대한 배신"이라고 성토한 바 있다.
뉴섬 주지사는 지난달 말 미국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내년 가을 중간선거 이후 대선 도전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공화당이 텍사스주 등 자당 우세 주에서 연방 하원 의석을 더 많이 얻기 위한 선거구 조정안을 추진하자,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이에 맞불을 놓는 선거구 조정 법안을 내놓아 주민투표에서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런 뉴섬 주지사이기에 이날 기후 문제를 매개로 트럼프 대통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운 것은 대선 잠룡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 하는 측면도 없지 않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