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컬 주지사 “버스 무료화 실현하고 싶지만 추진 못해…이상과 현실 충돌”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좌측)과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우측) [로이터]
조란 맘다니(34) 뉴욕시장 당선인이 내걸었던 '공짜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 부호가 찍혔다.
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이날 맘다니의 '시내버스 무료화' 공약에 대해 "현재로서는 추진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호컬 주지사는 저소득층에게 선별적으로 교통비를 낮춰주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크고, 나도 그 목표를 실현하고 싶다"면서도 "가능성의 범위를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산의 한계를 고려해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효율적인 복지를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다.
맘다니의 시내버스 무료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선 매년 8억 달러(약 1조1천68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호컬 주지사는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이라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복지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를 균형 있게 다뤄야 한다"며 "지금은 이상과 현실이 충돌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맘다니의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선 호컬 주지사와 뉴욕 주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뉴욕 시내버스 예산에는 주정부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컬 주지사가 예산 증액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이상, 시내버스 무료화가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호컬 주지사는 맘다니의 보편적 무상교육 공약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맘다니는 선거기간 생후 6주부터 5세까지 모든 아동을 위한 무상교육을 약속했다.
그러나 호컬 주지사는 나이나 지역 등으로 아동을 세분화한 뒤 단계적으로 무상교육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상교육 공약 실현에는 매년 150억 달러(약 21조8천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인 호컬 주지사는 이번 뉴욕시장 선거 과정에서 상하원의 민주당 지도부보다 먼저 맘다니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호컬 주지사는 지지 선언 당시에도 "일부 정책 분야에선 의견이 다르다"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호컬 주지사는 지난 6일 맘다니와 함께 뉴욕시의 집회에 함께 참석했을 때도 "부자에게 세금을"을 외치는 군중에 대해 "난 누가 밀어붙인다고 해서 흔들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호컬 주지사는 소득세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맘다니의 공짜 공약 중 호컬 주지사의 협조 없이 단독으로 실현할 수 있는 것은 뉴욕시가 관리 권한을 가진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