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맘다니 당선에 월가‘긴장’…‘뉴욕 엑소더스’조짐

2025-11-06 (목) 07: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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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만 달러 투입해 당선 막으려했지만 실패…금융기업·부유층들 ‘충격’

▶ 텍사스 ‘제2의 금융허브’로 떠오르나…JP모건 체이스, 시티그룹 등 화해 손길도

맘다니 당선에 월가‘긴장’…‘뉴욕 엑소더스’조짐

급진적인 정책을 앞세운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차기 뉴욕시장에 당선되자 월가가 긴장감이 돌고 있다. [로이터]

세계 금융의 중심지이자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시장에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월가가 긴장하고 있다.

월가의 부유층들은 맘다니 당선을 막기 위해 정치자금 모금 단체까지 만들어 상대 후보 띄우기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고, 이제 맘다니의 급진적인 공약이 현실화하는 것을 견뎌내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급진적인 공약을 앞세운 맘다니의 승리가 확정되자 뉴욕 상류층에 패배감이 팽배했다고 전했다.


맘다니는 뉴욕시가 관리 권한을 가진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를 동결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한편 무상버스와 무상보육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은 부유층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선거 초반만 해도 당선 가능성의 희박해 보였던 맘다니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며 돌풍을 일으키자 비즈니스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월가의 ‘큰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빈부격차와 생활고에 시달려오던 청년층 표심을 파고든 맘다니의 승기를 누르지는 못했다.

결국 판세를 뒤집는 데 실패하고 맘다니 시장을 받아 든 월가는 충격에 휩싸인 상태이다.
일각에서는 부유층과 금융기업들의 ‘뉴욕 엑소더스(대탈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AQR자산운용의 공동 창업자인 클리프 애즈니스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영화 ‘혹성탈출’에서 주인공이 해변에서 자유의 여신상 잔해를 발견하고 지구가 파괴됐음을 깨닫는 장면의 사진을 올리며 맘다니 시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프로페셔널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앤서니 폼플리아노는 “세계 금융 중심지의 시장으로 사회주의자가 당선된 것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뉴욕포스트는 텍사스주가 뉴욕주를 대체하는 새로운 금융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의 법인세 인상과 치안 문제 등을 피해 텍사스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텍사스주 댈러스에 7만8000㎡ 규모의 캠퍼스를 짓고 있다.

오는 2028년 댈러스 캠퍼스를 완공하고 직원 5000명 이상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반면 맘다니를 받아들이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택한 인물들도 있다.

한때 맘다니를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칭했던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맘다니를 돕겠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랠프 슐로스타인도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맘다니와 협력하겠다고 했다.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도 “당선된 시장과 협력해 더 나은 도시를 만들겠다”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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