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연구팀 “쥐 실험서 생존율 향상·조직 손상 감소·심장 기능 회복 확인”
심근경색 후 심장에 붙여 치료 약물을 프로그래밍이 된 순서에 따라 서서히 단계적으로 방출하면서 손상된 심장 조직의 치유와 재생을 돕는 유연한 하이드로젤 패치가 개발됐다.
매사추세츠공대(MIT) 로버트 랭어 교수팀은 5일 과학 저널 셀 바이오머티리얼즈(Cell Biomaterials)에서 여러 약물이 포함된 미세입자로 이루어진 이식형 하이드로젤 패치를 개발했다며 이 패치는 심근경색 쥐 실험에서 생존율을 높이고 조직 손상을 줄이며 심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랭어 교수는 "이 연구는 약물 전달과 생체재료를 결합해 심근경색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이 패치가 사람에게 적용될 경우 심근경색 환자가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심장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 혈류가 막혀 손상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많은 환자가 관상동맥 우회술(bypass surgery) 치료를 받지만, 이는 혈류를 개선할 뿐 손상된 심장 조직을 복구하지는 못한다.
공동 교신저자인 아나 야클레네츠 박사는 "손상된 심장 조직이 회복되지 않으면 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상된다"며 "이 연구에서 심장 손상 부위에 치료 약물을 순차적으로 전달하는 게 가능한지 확인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술 중에 심장에 직접 부착할 수 있고, 손상된 심장 회복에 필요한 여러 약물을 계획된 순서와 시간에 따라 단계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생체 적합 소재 패치를 설계했다.
이를 위해 이전 연구에서 개발한 미세입자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을 응용했다. PLGA(폴리락틱-코글리콜릭산)라는 고분자 캡슐 입자 안에 약물을 넣은 이 시스템은 뚜껑 부분의 고분자 분자량을 조절해 약물 방출 시점을 제어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심장에 부착된 뒤 1~3일, 7~9일, 12~14일에 각각 분해되는 캡슐 입자를 만들고, 입자 안에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뉴레귤린-1(Neuregulin-1), 신생혈관 형성을 돕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심근 섬유화를 막는 신약물질(GW788388)을 넣었다.
이어 생체적합성 고분자로 구성돼 콘택트렌즈처럼 얇고 유연한 하이드로젤 막에 캡슐 입자를 삽입해 시간조절형 미세입자 약물전달 시스템(TIMED)을 완성했다.
TIMED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만든 심근세포가 포함된 심장조직 구형체에 적용한 결과 저산소 상태에서 심근세포 생존율을 높이고, 혈관 생성을 촉진하며, 섬유화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근경색 쥐모델 실험에서는 심장에 패치를 부착한 쥐들이 치료받지 않거나 같은 약물을 정맥주사로 투여한 쥐들보다 생존율이 33% 높고, 손상 조직의 양이 50% 줄었으며 심박출량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 패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분해돼 1년 내 매우 얇은 층으로 변하며, 심장의 기계적 기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레귤린-1과 VEGF는 임상시험에서 심장질환 치료제로 검증됐지만 GW788388은 동물실험 단계에서만 연구된 물질이라며 앞으로 이 패치를 추가 동물 모델에서 검증한 뒤 임상시험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