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ICE 지휘부 대폭 개편… “이민단속·추방 강화”

2025-10-30 (목)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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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등 지부장 절반 교체
▶ 대규모 조직 개편 단행

▶ 국경수비대 대거 투입
▶ “무분별한 단속 우려”

ICE 지휘부 대폭 개편… “이민단속·추방 강화”

무장한 연방 요원들이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ICE 건물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전국 지휘부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고 AP통신이 28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해온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 정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현직 연방 정부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이민 단속을 총괄하는 25개 ICE 지부 중 12곳의 지부장이 교체될 예정”이라며 “이 중 절반은 현직 또는 퇴직한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출신 인사로, 나머지는 ICE 내부 인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전직 고위 관계자는 “이와 별도로 LA, 시카고, 워싱턴 등 주요 도시를 포함한 4곳의 지부장은 퇴직 등으로 인해 교체된다”며 “이번 인사는 몇 달 전부터 국토안보부와 백악관이 협의해온 광범위한 조직 재검토의 결과”라고 전했다.

이번 인사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CBP 산하 국경수비대 요원들이 ICE 내 요직에 대거 배치되면서 두 기관의 통합적 운영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CBP가 과격한 단속 방식으로 비판받는 가운데 이들의 역할을 한층 확대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 배경에는 이민 단속 실적에 대한 백악관의 불만족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하루 3,000건 체포’ 목표를 제시했는데, 백악관 지도부는 체포 숫자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인사 재배치 조치는 사실상 경질성 인사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ICE는 미국 내 불법체류자 단속을 주 임무로 하는 기관으로, 국토안보부 산하에 2003년 창설됐다. 반면 CBP는 주로 국경지대의 인신매매, 마약 밀수 등 불법행위를 막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경수비대 요원들이 본래 임무를 넘어 전국 각지에서 이민단속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시카고에서는 국경수비대 요원들이 헬리콥터에서 건물 옥상으로 하강해 단속을 벌였고, 차량에서 뛰어내려 불법이민자를 추격하거나 도심 순찰을 벌이는 장면이 목격되는 등 강경 단속이 잇따랐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국경수비대 작전을 지휘해 온 그레고리 보비노 국장도 시카고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루탄을 던진 혐의로 소송에 휘말려 현재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인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ICE 내에서 세 번째로 단행된 대규모 조직 개편이다. 지난 2월에는 케일럽 비텔로 ICE 국장 대행이 교체됐고, 이후 토드 라이언스가 새 국장 대행으로 임명됐다. 이어 5월에는 ICE 주요 부서를 이끌던 두 명의 고위 간부가 재배치됐다.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모든 참모진은 국경 보안 강화와 범죄 불법이민자 추방이라는 정책 목표를 일사불란하게 수행하고 있으며, 그 성과는 이미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ICE의 전국 25개 지부 중 절반 이상에서 수장이 교체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이민 단속 강화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민자 커뮤니티와 인권 단체들은 “과도한 단속이 지역사회의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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