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팅턴 잉걸스와 경주서 합의…美 조선 생산시설 인수 등 공동투자

26일(한국시간) ‘APEC 2025’가 열릴 예정인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왼쪽 세 번째부터)과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전략 개발 총괄 부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상선 및 군함 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10.26 [HD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손잡고 미국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함' 건조에 힘을 모은다.
HD현대는 26일(이하 한국시간) 헌팅턴 잉걸스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북 경주의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HD현대가 지난 4월 헌팅턴 잉걸스와 체결한 방산 협력 업무협약(MOU)의 후속 조치로, 한국과 미국 간 군수지원함 분야 협력의 첫 사례라고 HD현대는 설명했다.
미 해군이 개발 중인 차세대 군수지원함은 작전 해역에서 전투함에 연료 등 군수 물자를 제공하는 함정이다.
기존 보급함보다 기동성이 높고,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해 미 해군의 보급 및 물류 능력 현대화 전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MOA에 따라 양사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 및 건조에 협력하고, 상선과 군함 분야 전반에 건조 비용과 납기 개선을 위한 노하우와 역량을 공유하기로 했다. 미 해군은 최근 차세대 군수지원함의 개념설계를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은 1987년 뉴질랜드에 군수지원함 '엔데버'함을 최초로 수출한 데 이어, 두 번째 군수지원함인 '아오테아로아'함도 2020년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또 대한민국 해군에 '천지급' 군수지원함 3척과 '소양급' 군수지원함 1척을 납품하기도 했다.
아울러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이번 MOA를 통해 미국 내 조선 생산시설 인수 또는 신규 설립에 공동으로 투자하는 한편, 헌팅턴 잉걸스 그룹의 두 조선소인 뉴포트 뉴스 조선소와 잉걸스 조선소에 블록 모듈과 주요 자재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조선 분야 엔지니어링 합작 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미 해군 및 동맹국 함정에 대한 유지·보수(MRO)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는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본격적 가동을 앞두고 미국 정부 및 조선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천t급 화물 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은 "이번 MOA는 미 해군이 발주하는 사업에 대한 공동 참여, 미국 내 선박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 등 한국과 미국의 대표 방산 조선 기업 간 실질적인 협력 사례"라며 "한국의 첨단 조선 기술과 미국의 방산 시장 경쟁력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부사장은 "MOA 체결은 동맹국인 미국과 한국 간 조선 협력을 본격화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HD현대중공업 및 미국과 한국의 정부, 그리고 고객들과 협력해 미국 조선 산업의 기반을 혁신하고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츄닝 부사장은 오는 27일에는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의 일환으로 HD현대가 주최하는 '퓨처 테크 포럼'에서 조선 분야 한미 간 전략적 협력을 주제로 양사의 협력 성과와 한미 조선 협력 방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