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궁과 월지, 월정교 ‘야경 맛집’…보문호·대릉원·첨성대 밤마다 빛의 향연

20일(한국시간) 오후 경북 경주시 인왕동 첨성대에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미디어아트가 진행되고 있다. 2025.10.20 [연합뉴스]
'낮보다 밝고 아름다운 경주의 밤을 선사합니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26일(이하 한국시간) 경주의 밤이 더욱 화려한 빛을 발하고 있다.
동궁과 월지, 월정교 등 기존 '야경 맛집', '달빛 명소'에다 APEC을 기념해 정상회의가 열리는 보문관광단지 등 곳곳에 멀티미디어 쇼 등 빛의 향연이 더해지고 있다.
경주는 평소에도 빛나는 밤을 테마로 하는 동궁과 월지, 월정교, 첨성대, 대릉원 등 시내권 올빼미 여행 루트가 관광객에게 인기다. 이들 사적지는 반경 2∼3㎞ 안에 모여 있다.
동궁과 월지는 경주 제1의 야경명소다. 신라 태자가 기거하던 별궁인 동궁과 바다와 같은 연못 월지의 이야기를 간직한 곳으로 경관조명이 더해져 신라 조경예술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야간 명소로는 월정교도 빼놓을 수 없다.
신라 궁성과 남쪽을 잇는 관문인 월정교는 2018년 복원이 완료돼 일반에 개방됐다.
이곳에서는 APEC 정상회의를 맞아 오는 29일 야간(오후 6시 30분)에 '한복의 멋'을 세계에 알리는 한복 패션쇼가 펼쳐진다.
월정교와 한복의 멋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는 무대를 꾸민다.
수상 무대와 수상 객석, '5한(한복, 한식, 한옥, 한지, 한글)을 상징하는 'ㅎ 자형' 런웨이, 월정교 야경, 미디어 영상 퍼포먼스, 드론으로 연출하는 풍등 등이 어우러져 가을밤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경주 월정교 야경. [연합뉴스]
목련 나무가 있는 곳인 '대릉원 포토존'으로 유명한 대릉원도 APEC 참가자들에게 아름다운 밤을 선물한다.
국가 유산에 첨단 미디어 기술을 접목한 대릉원 미디어아트가 11월 16일까지 이어진다.
대릉원 고분군을 활용해 빛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콘텐츠로 관람객들에게 눈앞에서 되살아난 신라의 찬란한 순간들을 향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첨성대도 다음 달 1일까지 빛으로 물든다.
야간에 첨성대 외벽을 배경으로 미디어아트를 선보여 신라 천문학의 역사와 황금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상회의장과 각국 정상 및 대표단 등이 머무는 숙박시설이 밀집한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는 '빛의 향연'과 '보문 멀티미디어 쇼'가 환상적인 밤하늘을 연출한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 개최를 맞아 150억원을 투입해 보문단지 야간경관을 개선했다.
한국 전통 건축물인 육부촌 외관에 신라 건국의 기틀이 된 서사를 미디어파사드로 표현하고 보문호반 광장에 APEC 상징조형물을 설치해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상징조형물은 신라의 탄생 신화인 '알에서 태어난 혁거세'를 모티브로 한 높이 15m의 대형 알 모양이다.
또 보문관광단지와 수상 공연장 일대에서는 11월 2일까지 보문 멀티미디어 쇼가 밤을 수놓는다. 첨단 기술과 신라의 역사·문화를 융합해 야간 볼거리를 선사한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지붕 없는 박물관' 경주의 문화유산에 대한 감동과 여운이 밤까지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주시와 협의해 경관 조명 등 야간 콘텐츠를 APEC 이후에도 계속 관광객들에게 선보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정상회의장을 비롯해 전시장, 미디어센터 등 APEC 주요 시설들은 한 달 이상 그대로 보존해 대한민국 역사가 다시 쓰인 APEC 정상회의의 영광과 성과를 국민이 함께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