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혼여성 1천명 당 14.4건
▶ 흑인 최고… 아시안 최저
▶ 결혼 자체가 감소한 영향
▶ ‘황혼 이혼’은 3배 증가
미국의 이혼율이 1980년대 초 이후 현저히 감소해 4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인종별 이혼율에서는 아시아계가 가장 낮았고 흑인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 센터가 연방 센서스 데이터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 여성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정제된 이혼율(refined divorce rate)이 지난 1980년 22.6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08년 20.5건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후 감소세가 가속화돼 2023년에는 14.4건까지 떨어졌다.
전체 이혼율은 감소했지만 50세 이상의 ‘황혼 이혼’은 오히려 증가 추세다. 50세 이상 여성 1,000명당 이혼율은 1990년 3.9건에서 2008년 11건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후 안정세를 보이며 2023년 10.3건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조사 기준 결혼 경험자 중 첫 결혼이 이혼으로 끝난 경우를 인종별로 보면 흑인이 41%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 백인도 35%로 적지 않았다. 이어 히스패닉이 27%였고, 마지막으로 아시안이 16%를 기록해 가장 낮았다.
퓨리서치의 분석은 연방 인구조사국(센서스)의 자료에서 결혼 경험이 있는 15세 이상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다만 인종별로 이혼율에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별도 분석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이혼 중 40%는 결혼 후 10년 이내에 발생했다. 특히 5년 단위로 끊어 구분했을 때, 결혼 후 ‘5년부터 9년까지’ 기간이 24%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첫해부터 4년까지’와, ‘10년부터 14년’까지 기간이 각각 16%로 나타났다.
출생지로 구분했을 때, 미국 태생은 이혼율이 36%, 외국 태생은 22%로 나타나 외국 태생이 더 낮았다. 학력으로 구분했을 때,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의 이혼율이 25%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경우 37%, 대학 재학 경험은 있지만 학위 없는 경우가 41%의 이혼율을 각각 나타냈다.
한편 전반적인 이혼율 감소는 오늘날 부부들이 과거보다 결혼 준비를 더 철저히 하거나 결혼 전 더 오랜 교제 기간을 거쳐 관계의 지속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결혼 자체를 선택하는 사람이 줄어든 것도 이혼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전미가족결혼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50년간 미국의 결혼율은 약 60% 급감했다. 또 전체적으로 이혼자의 66%가 재혼했으며, 재혼자 중 46%는 새로운 배우자와 자녀를 두고 있었다.
한편 이혼율은 한국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1,000명당 이혼율은 2003년 3.4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1.8건으로 하락했다. 반면 50대 이상 이혼은 2003년 전체 이혼의 16.5%에서 2023년 38.7%로 2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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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