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 끊기자 워싱턴기념탑 등 워싱턴DC 랜드마크 일부 폐쇄돼
▶ “연방직원 75만명 무급휴직할듯”…인력 부족에 시민 불편 커질 전망

연방 의회 의사당[로이터]
미국 의회가 건강보험 보조금에 대한 이견으로 예산안 처리에 실패해 미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간 첫날인 1일 일부 공공기관과 관광명소가 문을 닫으며 시민들의 불편이 초래됐다.
첫날인 만큼 여파가 크진 않았지만, 주말을 지나 오는 6일 이후에는 셧다운의 파장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도 워싱턴DC의 경우 워싱턴기념탑(Washington Monument)과 국립기록보관소(National Archives), 국립식물원(US Botanic Garden), 의회 도서관 및 방문자센터 등이 셧다운을 이유로 이날부터 문을 닫았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워싱턴기념탑은 이날 건물에 붙인 공지문에서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문을 닫는다"며 "불편함을 초래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의회도서관도 건물 밖에 내건 안내문에서 "연방정부의 일시적 셧다운으로 재정 지원이 끊김에 따라 의회도서관의 모든 건물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된다"고 밝혔다.
국립자연사박물관, 국립항공우주박물관 등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의 워싱턴DC 내 박물관들은 이날 정상적으로 운영했다. 다만 다음 주 이후 개방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스미소니언 재단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재단의 박물관, 연구소, 국립동물원은 오늘 개방하며 적어도 10월 6일 월요일까지는 계속 열 것"이라고 공지했다.
세계 최대 규모 박물관 재단인 스미소니언 재단은 워싱턴DC를 중심으로 박물관 21개, 교육·연구 센터 14개, 국립동물원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과 민간 기부금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 전역의 국립공원들은 문을 열었지만, 일부 공원은 최소한의 인력만 유지해 내부의 일부 시설이 운영 중단되며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메인주 아카디아 국립공원, 조지아주 마틴 루터킹 국립역사공원 등은 관광객들에게 개방됐지만 방문자센터나 화장실 등의 운영이 중단됐다.
이번 셧다운으로 국방, 치안 등 필수 분야 담당 공무원들은 업무를 계속하지만, 비필수 분야 공무원들은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 업무를 계속하는 공무원들은 셧다운이 종료된 뒤 급여를 소급해서 받게 된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약 75만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 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체 연방 공무원(약 210만명) 가운데 35%에 달한다.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하면 각종 공공시설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커지면서 문 닫는 시설이 늘어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공항에서의 대기 시간 증가, 국립공원의 시설 폐쇄, 관광 수입의 상당한 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상원은 이날 공화당과 민주당의 임시예산안 표결 처리를 시도했지만 전날에 이어 또 부결됐다. 공공의료보험 오바마 케어(ACA) 보조금 연장에 대한 양당 이견 때문이다. 이르면 오는 3일로 예상되는 재표결 때까지 일단 셧다운 사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DC의 일부 레스토랑들은 '셧다운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할인 메뉴들을 내놓기도 했다. 급여를 받지 못해 경제적 부담이 커진 워싱턴DC의 연방정부 공무원들을 주로 겨냥한 마케팅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