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SNS에 사진 직접 공개…헌법상 금지된 3선 도전 시사?
연방 정부가 1일부터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와 셧다운을 막기 위한 마지막 담판을 벌일 때 2028년 대선 3선 도전을 암시하는 모자를 꺼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발생 직전인 전날(9월 30일)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지난달 29일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진행한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 사진을 3장 올렸다.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존 튠 상원 원내대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등이 등장한다.
제프리스 원내대표 왼쪽에 뒷모습이 잘린 인물이 한 명 더 있는데, 이는 JD 밴스 부통령으로 추정된다.
이들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책상인 '결단의 책상'에 앉아 웃음을 지으며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장면, 여야 지도부가 대화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이들 사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건 결단의 책상 위에 놓인 빨간 모자인데, 모자에는 흰색 글씨로 'TRUMP 2028'이 적혀 있다.
이 모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지주회사 '더트럼프오거니제이션'이 운영하는 공식 소매 온라인 사이트 트럼프스토어에서 50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것이어서 새로운 건 아니다.
다만, 이 모자의 글귀가 2028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3선 도전을 암시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돼 왔다.
미국의 수정헌법 22조는 대통령의 3선 이상을 금지하고 있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하면서 중간에 한 번 건너뛰기는 했지만 이미 재선을 이룬 트럼프 대통령이 2028년 대선에 또 출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3선 도전 가능성에 대해 "출마하고 싶긴 하다", "아마도 하지 않을 것" 등으로 애매한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두고 그가 3선 도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야당 지도부와 단기지출 법안(임시예산안·CR) 처리 합의를 논의하는 자리에 이 모자를 등장시키고, 이를 소셜미디어에 노출시킨 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적인 '정치적 의미'가 내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이를 두고 "민주당 최고지도자들을 조롱했다"고 평가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CNN 방송에 출연, "사실 그는 슈머 원내대표와 나에게 모자를 건네려던 게 아니었다"며 "가장 이상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저 그 모자를 바라봤고 내 왼쪽에 앉은 밴스 부통령에게 '이거 문제 안 되나'라고 물어봤는데, 밴스는 '노 코멘트'라고 했다. 그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또 당시 회동 분위기에 대해 "그(트럼프)는 진지하지 않은 인물이다. 공화당은 지금 진지하지 않다. 성실한 대화를 하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며 "백악관 회동 이후 우리가 목격한 모든 행동, 변덕스럽고 불안정한 행동들을 통해 누가 실제 우리를 정부 셧다운으로 몰아가는지 미국 국민은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