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인 33% “트럼프 정부의 한미관계 대응 지지”…역대 최저

2025-09-30 (화) 08: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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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I 조사…응답자 24%, 위기시 한국과 대만 중 한국 선택…대만은 14%

▶ 60%는 주한미군 유지·증원 찬성…한국 자체 핵무장엔 절반이 반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관계 대응에 대한 미국 내 지지율이 사상 최저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미국의 한반도·동북아 외교정책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미관계에 있어 현 미국 행정부의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33.5%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20년 38.1%를 기록한 이후 매년 상승해 지난해 48.5%까지 올랐으나, 한 해 만에 약 15%포인트 하락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8%,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8.5%였다.

응답자 68%는 한국과의 교역이 미국에 이익이 된다고 응답했으며,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찬성한다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KEI는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성향에 대한 중요한 견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미 투자에 대해서도 미국인들의 62%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과 방위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데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6%가 찬성했지만, 30%는 방위 기술 공유를 더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동맹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63%가 그렇다고 답해 지난해 조사의 68%보다 소폭 낮아졌다.

응답자의 60%는 주한미군의 규모를 유지하거나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는 북한이 비핵화하더라도 주한미군은 유지 또는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KEI는 이에 대해 "미국 대중이 동맹을 단순히 북한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만 보지 않고 중요한 지역 안정화 장치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의 47%는 유사시 미국이 한국과 대만을 보호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두 나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질문에 한국(24%)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대만(14%)을 택한 응답자보다 많았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대해서는 전체의 50%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고, 이를 지지한다는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조사 대상자의 11.6%만이 호의적이라고 답해 여전히 극도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는 북한 문제에서 비핵화(87%)와 인권(85%), 인도적 지원(54%)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66%로 최근 6년 평균치인 68%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조사 대상자의 60%는 한국 문화가 미국 내 한국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다고 답해 K-팝을 비롯한 K-컬처가 미국 내에서 높은 영향력을 보이고 있음을 드러냈다.

미국이 국제 사회에서 '매우 영향력이 크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68%로 지난해의 72%에서 소폭 하락했다.

가장 심각한 외교 위협이 어느 국가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러시아(66%)와 중국(64%)을 꼽았고, 이스라엘(40%), 북한(35%), 이란(27%)이 뒤를 이었다.

KEI는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관세와 관련한 혼란과 일관성 없는 메시지, 외교적 실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정책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수 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면서도 "한미동맹과 교역, 투자, 문화교류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여전히 확고하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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