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28조원 규모 스와프 협상… ‘대두 中수출’ 놓고 불협화음도

9월23일 뉴욕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밀레이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남미 내 미국의 '핵심 우군'으로 떠오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외교부는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미국 정상이 10월 14일 미국 백악관에서 회담할 계획"이라며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할 새로운 기회"라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회담 기간 밀레이 대통령이 영빈관 격인 블레어하우스에 머물게 된다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덧붙였다.
앞서 두 정상은 지난 23일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만나 양국 협력 관계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당시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진정으로 훌륭하고 강력한 지도자'라는 취지의 트루스소셜 게시글 인쇄물을 받고 환하게 웃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 외신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도 불리는 밀레이 대통령은 공격적인 예산 절감 정책과 맹렬한 좌파 비판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보수 진영에 '같은 편'이라는 시그널을 발신해 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 가장 먼저 대통령 당선인 신분의 트럼프를 만난 해외 정상이기도 하다. 2023년 12월 취임 전후부터 그간 10차례 안팎 미국을 방문하며 보수 세력과의 밀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런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각별히 챙기는 듯한 인상을 숨기지 않는다.
특히 미국 정부는 외환 확보에 안간힘을 쓰는 아르헨티나 정부와 200억 달러(28조원 상당) 규모 스와프 라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중간선거(10월 26일)를 앞두고 정치적 수세에 몰린 밀레이 대통령에 힘을 싣는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에서 미국산 대신 아르헨티나산 대두를 대량 구매 주문한 것을 두고 트럼프 측근과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 아르헨티나를 향한 불만이 제기됐다고 한다.
AP통신은 지난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BR'이라고 표기된 누군가로부터 "우리가 아르헨티나를 구제했는데…. 그 대가로 (아르헨티나는) 곡물 수출 관세를 철폐해 가격을 낮추고, 보통 우리가 팔아야 할 시기에 대량의 대두를 중국에 팔았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읽는 모습을 포착했다.
미 재무장관 연락처에 저장된 'BR'은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아르헨티나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 필요성을 이유로 곡물 수출세 면제 혜택을 한시적으로 적용했다가 계획보다 훨씬 일찍 거둬들였다.
당시 70억 달러(9조8천억원 상당) 면제 쿼터는 몇 시간 만에 소진됐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