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세 지점장 “고객들의 30년 성원에 감사드린다”
미국 맥주 시장의 판도가 다시 뒤집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정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의 ‘미켈롭 울트라’(Michelob Ultraㆍ사진)가 멕시코산 ‘모델로 에스페시알’(Modelo Especial)을 제치고 판매 1위에 올랐다고 CNBC가 최근 보도했다.
앤하이저부시는 시장조사업체 서카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14일까지 52주 동안 소매 채널 판매에서 미켈롭 울트라가 미국 내 맥주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닐슨IQ 자료에서도 미켈롭 울트라는 지난 7월까지 1년간 술집과 식당 등 외식업소 판매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맥주로 확인됐다.
모델로 에스페시알은 불과 2년 전 앤하이저부시의 간판 브랜드 ‘버드 라이트’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버드 라이트는 20년 넘게 부동의 1위를 지켜왔으나,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와의 협찬 마케팅 논란으로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모델로가 선두에 올랐지만, 이번에 다시 미켈롭 울트라에 자리를 내주며 왕좌에서 밀려났다.
모델로를 판매하는 미국 주류업체 콘스텔레이션 브랜즈(Constellation Brands)는 최근 부진을 겪고 있다.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담과 함께, 주 고객층인 히스패닉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회사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정책과 단속으로 히스패닉계의 일자리 감소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불법 체류자 단속이 합법적 지위를 가진 히스패닉 소비자들 사이에도 ‘냉각 효과’를 불러왔다”고 전한 바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이달 초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으며, 올해 들어 주가는 39%나 급락했다. 반면 앤하이저부시는 2년 만에 미켈롭 울트라를 앞세워 1위를 탈환하며 체면을 살렸다.
이번 순위 변동은 단순한 브랜드 경쟁을 넘어, 미국 내 정치ㆍ사회적 변화가 소비 행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맥주 선택이 단순한 취향을 넘어 사회 분위기와 맞물리며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