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엔비디아 실적 예상 상회에도 주가 3%↓… “中 수출 허가 지연”

2025-08-27 (수) 02: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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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분기 매출·순이익 56%·59% 증가…3분기 매출 전망도 시장 전망치 웃돌아

▶ 53조원 규모 자사주 추가 매입 승인… “AI 경쟁 시작, 그 중심엔 블랙웰”

엔비디아 실적 예상 상회에도 주가 3%↓… “中 수출 허가 지연”

엔비디아 로고[로이터]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27일 2분기(5∼7월) 매출과 주당 순이익이 각각 467억4천만 달러(65조1천555억원)와 1.05달러(1천463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평균 매출 460억6천만 달러와 주당 순이익 1.01달러를 각각 살짝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한 수준이다.


또 순이익은 1년 전보다 59% 증가한 257억8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난 5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에는 H20 칩의 중국 수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월가는 531억4천만 달러를 전망했으며, 일부는 600억 달러 이상을 예상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0.09% 하락 마감한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3% 이상 하락 중이다. 한때 5%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엔비디아 매출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부문 매출은 1년 전보다 56% 증가한 411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평균 예상치 413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콜레트 크레스는 성명에서 데이터센터 매출 중 338억 달러는 GPU 칩 판매에서 나왔다며 H20 판매가 40억 달러 줄면서 1분기 대비 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73억 달러는 엔비디아의 복잡한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네트워킹 부품 판매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1년 전의 약 두 배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2분기 중국에 H20 칩 판매가 없었지만, 중국 외 고객에게 1억8천만 달러 상당의 H20 칩 재고를 판매해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H20 칩은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중국 수출이 제한됐다가 지난 7월 판매 재개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대형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최신 세대 칩인 블랙웰 칩을 매입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2분기 블랙웰 판매는 1분기 대비 17% 증가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블랙웰은 세계가 기다려 온 AI 플랫폼으로, 이전과는 다른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며 "블랙웰 울트라의 생산이 최고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수요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이어 "AI 경쟁은 시작됐고 블랙웰은 그 중심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43억 달러를 기록했고, 로보틱스 부문은 69% 늘어난 5억8천600만 달러를 나타냈다.

로보틱스는 엔비디아가 향후 가장 큰 성장 기회라고 보고 있는 분야다. 황 CEO는 "AI 다음으로 로보틱스가 가장 큰 성장 시장이 될 수 있다"며 시장 공략을 예고한 바 있다.

엔비디아는 이와 함께 이사회가 추가로 6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크레스 CFO는 분석가들과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GB200에서 최신형) GB300 제품 라인으로의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현재 블랙웰 GB300을 생산 중이며, 주당 1천개의 랙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랙은 최신형 칩들을 여러 개 묶어서 만든 하나의 큰 세트다.

또 차세대 AI 칩 루빈을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연간 제품 출시 주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크레스 CFO는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 지연으로 중국 판매가 중단된 상태"라며 "만약 라이선스를 취득한다면 3분기에 H20 중국 수출로 20억에서 50억 달러의 매출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에 수출 허가의 대가로 중국 수출 매출액의 15%를 미 정부에 납부하도록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정부가 아직 15% 매출 할당 규정을 공식화하지 않았으며, 엔비디아는 "미 정부가 매출 일부를 요구한다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고, 비용 증가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해 경쟁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시장 접근 확대에 대해 논의해왔다며 "미국 기업들이 AI 경쟁을 주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블랙웰 칩을 중국 시장에 판매할 기회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루빈 칩의 성능 개선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으며, 현재 (블랙웰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블랙웰 울트라 시스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루빈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대거 담길 것"이라며 "앞으로 1년 동안 루빈이 가져올 수많은 혁신을 충분히 설명할 시간이 있다. 지금 당장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GTC(10월)에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황 CEO는 "이번 10년이 끝날 때(2030년)까지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3조∼4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 5년간 3조∼4조 달러는 꽤 합리적인 수치"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엔비디아 사업의 큰 동력은 '추론 AI'(reasoning AI)와 '장기 사고'(long thinking) AI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될 것"이라며 "이런 AI 애플리케이션에는 훨씬 더 큰 연산 자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스템들은 더 정확한 결과를 산출한다"며 예를 들어 생성형 AI의 '환각' 현상이 "상당히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또 로봇 시스템과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물리적 AI'도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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