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게리맨더링 전쟁’… 수십년간 하원 장악 노림수
2025-08-26 (화) 12:00:00
▶ 공화 23개주 장악 민주 압도
▶ 텃밭 주 인구·지지자 증가세
▶ 내년 승기땐 ‘수십 년’ 안심
▶ 2030년 최대 11석 증가 전망

지난 23일 텍사스 주상원에서 게리멘더링 법안이 통과된 가운데 한 방청객이 ‘파시스트’라고 외치며 이에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포문을 연 게리맨더링 전쟁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게리맨더링은 특정 정당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구 조정 시도가 장기적인 선거 전략에서 나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공화당 텃밭인 남부 지역의 인구 증가 등 공화당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구 조정까지 성공할 경우 향후 수십 년간 공화당이 연방하원을 장악할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에서 공화당 연방 하원 의석을 5석 이상 늘리기 위한 선거구 조정을 압박하며 게리맨더링 전쟁에 불을 댕겼다. 민주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선거구 개편안은 지난 23일 텍사스 주상원을 통과했다. 공화당은 오하이오와 플로리다·인디애나·미주리·사우스캐롤라이나·뉴햄프셔 등 최소 6개 주에서 10개 이상의 신규 의석 확보를 목표로 선거구 재조정을 검토 중이다. 이에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강세 지역들도 선거구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정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주별 선거구 조정은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10년에 한 번씩 이뤄지지만 텍사스주의 이번 선거구 조정은 2021년 이후 불과 4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칙을 무시하고 선거구 조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이번 조정을 통해 공화당이 연방하원을 장악할 수 있는 장기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노림수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화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입장이라고 평가한다. 현재 연방하원은 공화당 219석, 민주당 212석으로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은 23개 주의 주 의회와 주지사직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15개 주만 통제하고 있어 공화당의 영향력은 민주당을 압도하는 형세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텃밭인 플로리다·텍사스 등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구 이동으로 인해 오는 2030년이면 공화당 성향의 주에 최대 11석의 연방하원 의석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들 지역으로 이동하는 인구의 대부분이 히스패닉이나 흑인·아시아계 등으로 나타났는데, 최근 선거에서 유색인종의 공화당 지지가 늘어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