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가 논객’ 배넌 “나토 5조 보호가 어떻게 미국의 승리인가”
▶ 공화 의원 대부분이 對러 협상 지지하지만 일부는 “러시아는 적”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외교를 두고 그의 강성 지지층 일각에서 미국이 전쟁에 더 깊게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등 공화당 내에서 여러 반응이 나오는 모습이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9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안전 보장의 성격이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안전 보장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마가(MAGA) 세력 내 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마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 외교 정책을 신봉하는 열렬 지지층으로 현재 공화당 내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가 공화당원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우파 논객 스티브 배넌은 전날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위해 제5조 약속을 제안하는 게 어떻게 미국의 승리인지 난 정말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5조는 동맹국 중 한 곳이 공격받으면 모든 동맹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대응한다는 집단방위 의무를 명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미국이 5조와 유사한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배넌은 "이건 유럽의 문제"라면서 미국의 자금과 무기 지원이 없으면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계속할 수 없으니 지원을 끊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린지 그레이엄, 톰 코튼,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의 말을 그만 듣고 "안전 보장은 우리를 이 전쟁과 불가분하게 엮이게 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어떤 보장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공화당 의원 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15일 회담을 지지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러시아를 더 강경하게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외교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상원은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을 떠나지 못하도록 제재를 부과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제재 법안을 공동 발의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푸틴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3자 회담에 동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매해 러시아의 전쟁을 돕는 국가들을 징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두 상원의원의 이런 발언을 두고 WP는 미·러 정상회담 이후 공화당 내에 러시아를 어떻게 대할지를 두고 갈등이 있다는 징후라고 평가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러시아를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전날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내되 "푸틴의 확실하고 뚜렷한 패배가 되는 방식으로 끝내라"고 촉구하고서 "푸틴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 적"이라고 강조했다.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전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레드카펫까지 깔고 푸틴 대통령을 극진하게 대우한 게 젤렌스키 대통령을 대우한 방식과 달라 "정말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합의를 강요할 경우 러시아 제재 법안 표결을 강행하기 위해 민주당과 손잡겠다고 했는데 그는 내년 재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