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공룡전시 34년만에 막내린다...퍼시픽사이언스센터 고장 잦고 수리비만 눈덩이여서
2025-07-31 (목) 11:51:18
시애틀 시민들의 추억 속에 자리하며 시애틀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시애틀센터내 퍼시픽 사이언스 센터의 공룡들이 이르면 올 가을 전시장에서 사라진다.
지난 1990년부터 관람객을 맞아온 애니메트로닉스(기계 장치형) 공룡 전시가 34년 만에 막을 내리는 것이다.
과학관측은 오는 9월 2일부터 10월 10일까지 전시관을 임시 휴관하고 시설 보수 및 전시 재편 작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공룡 전시관에 있던 11마리 중 10마리가 완전히 철거되며,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rex)만 향후 전시 재개를 목표로 보존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현재 고장 난 상태여서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과학관 대변인 줄리 오마라는 “40년 가까이 활동한 공룡들이 교육적 가치에 비해 유지·보수 비용이 지나치게 커졌다”며 “재질 자체가 더 이상 수리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사 기간 동안 야외 중정과 시설 전반에 대한 보수도 이뤄진다. 중정 내 설치된 섬유강화 플라스틱(FRP) 공룡 조형물들은 이번 철거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향후 전면 리노베이션 계획에 따라 철거될 가능성이 있다.
과학관측은 “중정을 보다 지속 가능하고 접근성 높은 공간으로 개조할 예정”이라며 “해당 공룡들도 언젠가 철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관은 이번 개편을 계기로 62년 역사의 노후 시설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공룡이 빠진 자리는 향후 몰입형(interactive) 전시 공간으로 대체될 예정이며, 비교적 활용도가 낮았던 4번 전시동에는 거미에 대한 신규 전시가 마련된다.
한편, 과학관이 위치한 시애틀센터와의 협력도 본격화된다. 양측은 시 예산 지원 확대와 북쪽 출입구 신설, 중정의 전면 개방 등을 골자로 하는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재정 안정화를 위한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태평양과학관은 중정을 둘러싼 일부 건물, 레이저돔, IMAX관 등의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장기 임대 및 민간 파트너십 등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윌 도허티(Will Daugherty) 관장은 “현재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매각 진행 건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