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에서 스몰 비즈니스를 꿈꾸는 분들에게

2025-07-17 (목) 07:57:06 승경호 The Schneide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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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스몰 비즈니스 창업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 유독 식당 창업에 관심이 많고, 그중에서도 이주를 동반한 사업 시작에 대한 결심이 자주 들려온다.
지금 삶의 터전을 떠나 낯선 도시에서 도전을 감행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결심의 바탕에는 새로운 곳에서라면 더 잘해낼 수 있다는 굳은 신념과 희망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그 희망이 현실과 만나는 접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가 있다. 워싱턴 지역의 리테일 시장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인구수만 본다면 LA나 뉴욕 같은 대도시보다 작지만, 비즈니스 임대료 수준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첫째, 이 지역은 높은 유동인구와 소비력을 갖춘 특별한 환경이다.
연방정부, 대사관, 국제기구, 다국적기업 그리고 전 세계 관광객들이 일상적으로 이곳을 드나든다. 같은 지역은 평균소득이 매우 높아, 소비여력이 풍부한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리테일에 관여하고 있다. 결국 이 지역 고객 한명 한명의 소비파워가 상당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둘째, 리테일 공간은 많지 않지만 경쟁은 치열하다.
단순히 ‘비어있는 공간’이 있다는 이유로 쉽게 입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물주는 사업 컨셉, 브랜드 가치, 운영이력 등을 꼼꼼히 살펴 입점여부를 결정한다. 흔히 ‘자리가 오래 비어있으면 임대료를 낮춰서라도 세를 주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곳은 오히려 그 만큼 까다로운 시장이라는 반증일 수 있다.

셋째, 고급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입점수요도 가격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소득수준이 높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일수록 브랜드들이 선점 경쟁을 벌이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

넷째, 교통망의 밀도와 접근성은 그 자체로 자산이다.
I-495 벨트웨이, I-66, 루트 50, 덜레스 공항 그리고 메트로 시스템까지, 동서남북 어디로든 이동이 자유롭고 고객 유입 또한 원활한 구조다. 특히 메트로 역 인근의 상권은 유동인구 증가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다섯째, 상권의 안정성과 습관적 소비루트다.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안정된 소비구조가 형성된 지역에서는 방문자의 재 구매율이 매우 높다. 이런 지역에서는 건물주가 더 높은 임대료를 요구할 명확한 근거를 갖게 된다.
결국 워싱턴 지역은 ‘인구가 적은 도시는 비즈니스도 쉽겠다’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접근하기에는 너무 복합적이고 전력적인 곳이다.

작지만 밀도 높은 이 시장에서 계획 없는 도전은 후회로 남기 쉽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철저한 준비와 냉정한 분석 그리고 진심 어린 열정이 있다면 당신의 브랜드와 철학을 담은 작은 가게가 지역사회의 사랑을 받을 가능성도 결코 적지 않다.
이 글은 새로운 도시에서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드리는 따뜻한 격려이자 현실적인 조언이다. 워싱턴이라는 낯선 땅이, 여러분의 든든한 기회의 터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문의 (703)928-5990

<승경호 The Schneider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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