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힘 ‘안철수 후폭풍’…지도부 수습책 고심 속 일각 인적쇄신론

2025-07-07 (월) 1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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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 대표출마 安 진정성 있나” 비판…친한계 “지도부 혁신 의지 없어”

▶ “새 대표가 혁신 추진” 목소리도…김문수·한동훈·나경원 등 당권주자 거론

국힘 ‘안철수 후폭풍’…지도부 수습책 고심 속 일각 인적쇄신론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위원장을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7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한국시간) 당 혁신위원장 임명 30분 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당내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안 의원이 사퇴 배경으로 지도부의 인적 청산 요구 거절과 일방적인 혁신위원 구성을 지목하며 당 대표 출마 의향을 밝히자 당내에선 지도부와 안 의원을 향한 비판론이 동시에 제기됐다. 당 지도부는 안 의원의 갑작스런 사퇴에 수습책 마련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대선 당 후보 교체를 추진했던 책임 있는 2명에 대한 인적 청산을 거절한 채로 합의되지 않은 혁신위원 인선을 이날 의결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2명'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대선 당시 지도부였던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출당 또는 탈당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안 의원의 급작스러운 혁신위원장 사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당대회 출마 생각에 혁신위원장 자리를 내던진 게 아니냐는 취지다.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혁신위원장 인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실컷 즐긴 뒤 인제 와서 '친윤이 인적 청산을 거부해 그만두고 당 대표 나간다'고 하면 그 진정성을 누가 믿어주겠는가"라며 "똑같은 꼼수다.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안철수식 철수 정치' 이젠 정말 그만 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대식 비대위원은 "혁신을 말하던 분이 혁신의 자리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모습을 국민이 어떻게 바라보겠는가"라며 "혁신위에서마저 철수하지 말아달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한 당 일각에서는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친윤(친윤석열)계로 규정하며 지도부에 날을 세웠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대단한 것은 친윤들이다. 당 대표 여러 명 날린 것도 모자라 혁신위원장도 붙였다 뗐다 마음대로"라며 "이들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최악의 간신들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친한계는 안 의원이 앞서 소장파인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과 박은식 광주 동남을 당협위원장을 혁신위원으로 제안했지만, 비대위가 거절했다면서 지도부 사퇴까지 요구했다.


박상수 전 대변인은 "이·박 위원장을 혁신위원에 '비토'한 비대위의 행태에 반대한다"며 "최소한의 혁신 의지도 없는 지도부는 우리 당에 어울리지 않는다. 송 위원장의 사퇴와 비대위 해산을 요구한다"고 직격했다.

대선 패배 후유증을 극복할 발판으로 여겼던 혁신위가 첫발도 떼지 못한 채 좌초하면서 송 위원장은 수습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송 위원장은 안 의원의 사퇴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며 후임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해 말을 아꼈다.

당장 지도부는 혁신위원장과 혁신위원 인선을 원점 재검토해야 하지만, 안 의원이 사실상 '혁신위 무용론'을 지적하며 사퇴한 마당이어서 험로가 예상된다.

이번 일로 일각에서 혁신위라는 틀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불거지면서 혁신위원 인선부터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없지 않다.

한 비대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위 구성 자체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전대에서 후보들이 혁신 경쟁을 하고, 새 대표가 혁신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19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안 의원을 포함해 당내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지난 대선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 의원, 장동혁 의원도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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