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중국·인도 이어 4위
▶ 정치·경제적 불안 등 요인
올해 고국을 떠나 해외로 이주하는 부유층이 역대 최대인 14만2,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컨설팅 업체 핸리앤드파트너스는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백만장자 이주 예측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출이 가장 심한 나라는 영국으로, 올해 1만6,500명의 백만장자가 떠날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백만장자를 투자가능 자산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개인으로 정의했다.
보고서는 올 4월 외국인 거주자의 해외 수입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던 정책이 폐지되면서 고액 자산가들이 대거 영국을 떠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런던에 거주하던 골드만삭스의 리처드 그노도 부회장과 프리미어리그 애스턴빌라의 구단주 나세프 사위리스는 이탈리아로, 부동산 재벌 아시프 아지즈는 아부다비로 이주했다. 철강 대기업 아르셀로미탈의 최대주주 락슈미 미탈 회장도 이주를 고려 중이다.
유출 순위 2위는 7,800명의 중국이었으며 3위는 3,500명의 인도, 4위는 2,400명의 한국이었다. 한국은 백만장자 유출이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한국 자산가들의 이주 배경으로 높은 상속세와 자녀 교육, 정치·경제적 불안 요인을 들었다. 중국은 지난해 1만2,500명, 2023년 1만3,800명 등 가장 유출이 심한 나라 가운데 하나였으나 올해 감소했다.
백만장자들이 가장 많이 정착하는 나라는 아랍에미리트(UAE)로 올해 9,800명이 순유입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미국(7,500명), 이탈리아(3,600명), 스위스(3,000명), 사우디아라비아(2,400명) 순이었다. 두바이는 소득세, 양도세, 상속세가 모두 없는 점이 메리트로 꼽혔으며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에도 여전히 사업 기회를 찾는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핸리앤드파트너스는 부유층의 탈출을 뜻하는 ‘웩시트’(Wexit)가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웩시트는 부유층(Wealthy)과 탈출(Exit)을 합친 신조어다. 보고서는 “백만장자는 해당 국가의 정치, 경제, 치안, 생활환경이 나빠지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계층”이라며 이들의 움직임이 미래 흐름을 보여주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