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싱크탱크 CSIC 지적…군사 기지로 전용 가능성도 우려
중남미에서 중국 기업이 건설했거나 운영 중인 항만이 3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미국 정부가 파악한 규모의 배가 넘는 것으로, 중국이 한때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불린 중남미에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를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CSIS는 멕시코부터 칠레까지 중남미 전역에 걸친 항만 31곳이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건설에 참여하는 등 중국의 영향권에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홍콩 재벌 리카싱 일가의 CK허치슨홀딩스가 소유한 항만 7곳도 포함됐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의 영향력 행사 등을 이유로 환수 필요성을 지적해온 파나마 운하 항만만이 아니라, 자메이카와 멕시코에 있는 항만이 미국 안보에 더 큰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항만은 미국과 연관된 무역량, 미국 해군 활동 빈도, 미 군사 시설과 거리, 전략적 요충지 인접성 등 다양한 항목에서 미국 안보에 위험도가 높다고 평가됐다.
헨리 지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서반구에서 가장 위험한 항만은 자메이카의 킹스턴 항만"이라며 "이 항만은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에 있지만 중국 국유기업인 차이나머천츠포트가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멕시코의 만사니요와 베라크루스 항만은 홍콩의 CK허치슨이 운영하며 이들 항만이 마비될 경우 각각 미국 경제에 하루 1억3천400만달러(1천826억원)와 6천300만달러(858억7천만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CK허치슨홀딩스는 파나마 항구를 포함한 글로벌 항구 운영권을 매각하려고 했으나 중국 당국의 개입으로 계약이 미뤄졌다.
중국의 항만 통제권 확대를 단순한 영향력 측면이 아닌 군사 기지로의 전용(轉用) 등 다양한 가능성에서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로라 리처드슨 전 미국 남부사령관은 FT에 "중국은 페루 창카이에 13억 달러(약 1조7천724억원)를 들여 건설 중인 항만은 중국 해군의 기지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항만 프로젝트가 전략적 요충지에 집중되는 건 우연이 아니고 중국이 왜 이렇게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미국 육군전쟁대의 라틴아메리카 연구 교수인 에번 엘리스도 "중국의 민간기업이 사업적인 측면에서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전략적인 이점을 본다"면서 "식량과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려는 중국이 미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이 항만들에 접근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