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을 하실 때 두 가지의 반응이 나타난다. 예수님의 말을 듣고 구원자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예수님을 귀신의 대장이라고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같은 이야기를 듣지만 이렇게 서로 상반된 반응이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사람들마다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나, 어떤 사건을 볼 때 그것을 인지하고 해석하는 차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말한 사람의 의도를 그대로 인지하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말한 사람의 의도와 전혀 다른 해석을 하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상대방의 말을 객관적인 근거 없이 늘 부정적으로 인지 하기 때문에 말한 사람의 의도를 오해하게 되거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심리학적 용어로 인지오류라고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 친구들 하고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화장실을 갔다가 돌아왔는데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웃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순간 이 사람의 머리에서 “왜 웃고 있지? 나를 놀리고 있었던 건가? 웃는 걸 보니 내 이야기를 한 것이 틀림없어”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상하는 일이 생겼다고 할 때, 만약 친구들이 진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라면 이러한 생각이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친구들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는 객관적 근거 없이 추정하여 ‘내 이야기를 한 것이 틀림 없어!’라고 단정하고 마음이 상한 것이라면 이것이 인지오류이다. 심리학에서 인지오류의 경우를 10가지정도로 분류하여 말하는데 위와 같은 경우는 감정적 추론 또는 내가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독심술 오류라고 말한다.
또 다른 예는 직장에서 상사에게 보고서를 제출하고 상사로부터 수정사항을 지적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난 항상 실수만 하네’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은 지나친 일반화를 한 것이다. 오늘 실수를 했지만 실수를 하지 않은 날도 있을 것인데, ‘항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인지오류이고,이런 경우를 지나친 일반화 오류라 한다.
또는 ‘이제 승진 기회는 다 끝났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경우는 한 가지 사건에서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는 점쟁이 예언 인지오류라고 한다. 한번 실수해도 앞으로 실수를 만회할 여러 기회가 있는데 승진이 끝났다고 최악을 생각하는 인지오류이다.
그 외에도 긍정적인 일의 의미는 축소하고 부정적인 일의 의미는 확대해석하는 인지오류, 자신과 무관한 사건을 자신과 관련된 것으로 잘못 해석하는 개인화 오류, 일부의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마치 전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선택적 추상화 오류 등이 있다.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10명중 9명이 반복적이며 자동적으로 인지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번쯤은 자신이 이러한 인지오류를 범하고 있지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통계가 보여주는 것처럼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인지오류를 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나에게 인지오류가 있다고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사람들과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그 이유는 상대방이 말을 잘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상대방의 말보다 나의 인지적 오류로 인한 것일 수 있다. 나의 인생에 안 좋은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실제 어려운 일이 반복해서 발생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나의 인지오류로 인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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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재 나성북부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