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핵협상서 이란에 양보 강요하려는 것” 불만 표출
▶ 15일 美·이란 6차 회담은 열릴 듯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로이터]
이란은 미국과 핵협상을 사흘 앞둔 12일(현지시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핵사찰·검증 의무 불이행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IRNA, 타스님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와 원자력청(AEOI)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정치적 결의안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일련의 핵프로그램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AEOI는 '안전한 장소'에 새 핵물질 농축 시설을 건설하고 포르도 핵시설의 구형 IR-1 원심분리기를 신형 IR-6 기종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모하마드 에슬라미 AEOI 청장은 "3번째 농축 시설을 짓고 운용을 시작했다"며 장비 설치 절차가 완료되면 농축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한 행사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갈 것이고 농축물질을 가질 것이며 현 방침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폭격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는 (이스라엘의) 생각은 잘못됐다"며 "그들이 무슨 짓을 하든 우리는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핵협상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활동을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핵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하겠다면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은 지휘관 회의에서 "적은 때때로 군사적으로 위협한다"며 "어떤 시나리오와 상황, 조건에도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서방이 핵협상에서 이란을 굴복시키려는 의도로 이번 결의안 통과를 주도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에슬라미 청장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E3)이 미국의 지시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영향권에 있는 IAEA의 지원을 받아 움직였다"며 "그들의 목표는 우리에게 양보를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전날 이란은 서방이 IAEA 결의안 표결을 강행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가 하면, 무력 분쟁 발생시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다만 이란 당국은 오는 15일 중재국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예정된 미국과 핵협상 6차 회담에는 참석하겠다는 방침이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일요일(15일)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IAEA) 이사회의 새 결의 때문에 논의가 더 복잡해지겠지만 우리는 이란 국민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무스카트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IAEA 이사회는 이란이 NPT에 따른 핵 비보유국의 안전조치협정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명시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IAEA가 이란의 안전조치협정 의무 불이행을 결의한 것은 이란 핵위기가 고조했던 2005년 이후 20년 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