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車 해상 수입 9천400대 감소 의미…부품 수입 14.8% 줄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로 지난달 해상을 통해 미국으로 수입된 자동차 대수가 작년 같은 달 대비 70% 넘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미국 통관 조사기관인 데카르트데이터마인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향(向) 자동차 해상 운송량은 3천599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작년 같은 달(1만2천980TEU) 대비 72.3% 급감했다.
1TEU가 승용차 1대 부피와 맞먹는 것을 고려하면 해상항로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온 수입산 자동차가 9천400대가량 줄었다는 뜻이다.
이 수치에는 미국 북부와 남부 국경 등 육상항로를 통해 수입된 자동차들은 제외됐다. 하지만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포진한 아시아와 유럽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미국 수출량은 크게 줄었다고 데카르트데이터마인은 전했다.
이 업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부 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곧 철회할 것으로 전망하며 수출을 보류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달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 대상을 확대한 바 있다.
데카르트데이터마인 관계자는 "이러한 수입량 변화는 차량 관세 외에는 별다른 요인이 없다"며 "자동차 수출 및 수입업체들이 중기적으로 더 유리한 관세 조건이 나타나길 기대하며 해상 운송을 일시 중단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완성차에 비해 자동차 부품 해상 운송량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해상항로로 미국으로 수입된 자동차 부품 규모는 7만6천591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8% 줄었다.
오토모티브뉴스 등 미국 매체들은 미국 정부가 부품 관세 환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국가별 상호 관세 정책도 점차 변경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동차 관세 상황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완성차업체들은 미국에서 조립된 차량에 사용되는 부품에 대한 관세 환급 등의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지 딜러들은 관세 부과 전 수입된 재고 차량을 판매하고 있지만 차량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차량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3% 상승했다.
자동차 업계는 큰 폭의 해상 운송량 감소에서 나타나듯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아시아 및 유럽 완성차업체들에 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은 18억4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 대비 32.0% 급감했다.
이는 트럼프 자동차 관세가 발효됐던 지난 4월 기록했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 감소율(19.6%)을 10%포인트 이상 웃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