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잠자는 401(K) 규모만 2조달러… ‘되찾을 수 있어’

2025-06-06 (금)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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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00만개 계좌 휴면상태
▶ 전체 자산의 4분의1 달해

▶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증
▶ 잦은 이직·계좌방치 속출

가장 대표적인 퇴직연금 계좌 가운데 하나인 401(k) 계좌에서 잠자고 있는 자금이 1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2,900만개의 계좌가 휴면계좌 상태이며 이는 전체 401(k) 은퇴플랜에 등록된 자산의 25%에 해당한다.

은퇴플랜 전문가들은 잃어버린 401(k) 계좌를 찾고 다른 직장의 은퇴플랜으로 이전하는 절차가 그 어느 때보다 간편해진 만큼 직장인들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방치된 자산을 충분히 되살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4일 금융서비스 회사인 캐피털라이즈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401(k) 휴면계좌에서 있는 자금이 1조7,000억달러로, 총 2,900만개의 계좌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구되지 않은 잔액의 계좌당 평균금액은 5만6,616달러에 달한다.


뱅크레잇의 투자 애널리스트 제임스 로열은 “정말 엄청난 금액이라며 수만달러가 잠자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직장인들이 본인 계좌를 잃어버리는 이유로 ‘잦은 이직’을 꼽고 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 공공정책연구소의 수석전략정책 고문인 데이빗 존은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들, 특히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할 일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AARP에 따르면 1957년에서 1964년에 태어난 미국인은 평균적으로 약 12번 직장을 옮겼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미 대륙을 집어삼켰던 2021년 한해에만 무려 4,700만명의 미국인이 ‘대퇴직’(Great Resignation)이라는 재앙을 맞닥뜨리며 직장을 관뒀다.

USA투데이는 직장 생활 1~2년 만에 퇴직을 하는 근로자는 은퇴 계좌에 저축된 금액이 몇천달러에 불과할 수 있지만, 10년이나 20년 정도 시간이 지나고 계좌의 존재를 잊어버리면 잔액이 상당한 금액으로 불어났을 수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401(k) 펀드가 주식에 투자되는 경향이 있고, 지난 수십년간 미 주식이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로열은 “10년 또는 15년 전에 5,000~7,000달러를 투자했다면 오늘날에는 최소 3배에서 5배의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플랜 전문가들은 401(k) 계좌를 찾는 방법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고 강조한다. ‘전국 미청구 퇴직연금 등록부’ 사이트를 방문해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입력하고 미청구 계좌가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미청구 재산 정리소인 미싱머니(Missing Money)에 방문하는 것도 한 가지 대안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퇴직연금 분실물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이다. 근로자들이 연금을 찾을 수 있도록 연방 노동부에서 새롭게 개설한 사이트다. 피델리티의 은퇴 저축 담당 부사장인 리타 아사프는 분실물 보관소와 관련해 “여러 업체와 협력해 규모를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본인 명의로 된 은퇴 자금을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편리한 원스톱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이전 회사의 인사부에 접촉하는 것도 401(k)를 찾아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재테크 업체 너드월렛의 은퇴 전문가 케이트 애시포드는 “401(k) 플랜 관리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며 “오후 한나절이면 모두에게 전화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애시포트는 “잔액이 1,000달러 미만인 은퇴 계좌의 경우 전 회사의 플랜 관리자가 계좌를 청산하고 수표를 발행했을 수 있으며, 이 수표는 마지막으로 알려진 주소로 송금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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