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우소나루 아들, ‘親여당’ 대법관 제재 위해 트럼프 측 접촉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로이터]
2022년 대선 이후 전·현직 대통령 간 갈등이 깊어진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이 친(親)여당 성향 대법관 제재를 위해 미국에서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브라질 정치인이 우리 대법관에게 제재를 가하려는 목적으로 미국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은 명백한 테러 행위"라며 "이것은 심각한 일이며, 반국가적 행태"라고 말했다.
브라질 대통령실 유튜브로 중계된 영상을 보면 룰라 대통령은 격앙된 어조로 "세계 어느 나라의 대통령도 다른 나라 대법원 결정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브라질의 한 정치인이자 전 대통령의 아들이 미국에 머물며 브라질 내정에 간섭하도록 요구하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이 언급한 인물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2019∼2022년 재임)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전 의원이라고 현지 언론 G1과 폴랴지상파울루는 보도했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의원은 2023년 1월 발생한 대선 불복 폭동과 룰라 대통령 암살 기도 의혹 등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한 관련 사건 피의자 재판에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려는 목적으로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다.
특히 보우소나루 측은 과거 일부 엑스(X·옛 트위터) 사용자의 정치적 게시물 삭제 여부 등을 놓고 일론 머스크와 대립했던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 제재를 끌어내고자 미국 정부 측에 로비 활동을 하는 것으로 브라질 현 정부는 보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 의원이 트럼프와 그의 참모들 발바닥을 핥으려 하며 브라질 정치에 개입을 청한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하면서 "만약 미국에서 어떤 조처(제재)가 나온다면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방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국빈 방문을 위해 이날 프랑스로 향하는 브라질 대통령은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릴 예정인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고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