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어 이중언어 프로그램 관심과 지원을

2025-05-2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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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의 대표적 한인 밀집지의 하나인 라크레센타 지역의 한인 학부모들이 한국어 이중언어 프로그램 지키기를 위한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하고 있는 몬테비스타 초등학교의 대표적 이중언어 프로그램인 한국어 집중교육(DLI) 클래스를 일부 축소하려는 글렌데일 교육구(GUSD)의 방침에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교육구 측은 예산과 등록 현황 등을 이유로 현재 학년별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어 DLI 클래스 중 4학년과 5학년을 다음 학년도부터 통합해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학부모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한다. 그런데 교육구와 학교 측이 이같은 조치를 사전에 학부모 및 커뮤니티와 충분히 논의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생략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정규 학교의 모든 클래스를 한국어와 영어 50대50의 비율로 진행하는 한국어 이중언어 집중교육은 몬테비스타 뿐 아니라 상당구의 학교들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이중언어 습득과 학습력 향상에 효과가 입증된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이를 위한 교과과정이 이미 학년별로 정교하게 설계돼 있는데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4학년과 5학년 반을 하나로 합쳐버리면 학생들의 언어 발달에 맞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고 학생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학부모들은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공청회와 시위 등을 통해 특히 교육구와 학교 측의 투명하지 않은 대처에 반발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가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향후 다른 저학년 반들로도 확대되는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 정보와 설명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7년 시작된 몬테비스타 초등학교의 한국어 이중언어 DLI 프로그램은 현재 3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우수한 교육성과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쌓아왔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프로그램의 체계가 흔들리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인 커뮤니티가 라크레센타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을 위한 노력에 관심을 갖고 한국어 이중언어 프로그램이 제대로 유지되도록 힘을 모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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