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한 미사령관 “한국, 중국 앞 항모”

2025-05-17 (토) 12:00:00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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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유사시 미군 활용 해석

▶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강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설명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하기 위한 '불침항모'로 묘사했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 억제에 국한되지 않고 "더 큰 전략"을 향하고도 있다고 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주한미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15일 하와이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 연설에서 한국을 "베이징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라 부르며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섬이나 고정된 항공모함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위치는) 북한·러시아·중국 지도부의 셈법을 바꾸고 미국에는 선택지를 준다"고 주장했다.

특히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초점은 북한 격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인도· 태평양 전략의 작은 부분으로서 역내 작전과 활동 투자에도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대북 억제'가 주한미군의 전통적 역할이었다면, 차후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을 대(對)중국 증원 병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하는 미 군부 발언은 최근 부쩍 잦아지고 있다. 새뮤얼 파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지난달 10일 미 상원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이 러시아와 중국을 억제할 수 있다"는 의견을 펼쳤다. 미국 학계에서도 주한미군 역할 확대론은 주류의 시각이 돼가고 있다. 지난 13일 미 싱크탱크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IIPS)의 기자 간담회에서는 과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을 책임진 고위관료들이 "한국의 중국 견제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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