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 카타르서 ‘에어포스 원’ 항공기 선물받기로 한 트럼프 비판
▶ 카타르 총리 “선물은 정부간 거래…美에 영향 미칠 의도 아냐” 해명
카타르 왕실로부터 항공기를 선물 받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재단이 중동 국가로부터 기부금을 수수한 사실을 집요하게 공격한 전력이 있다고 14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을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본인은 카타르에서 '에어포스 원'으로 사용될 항공기를 선물로 받기로 한 것은 '내로남불'이 아니냐는 게 WP의 주장이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대선 TV 토론에서 "클린턴 재단은 여성과 성소수자, 타 종교인을 억압하는 중동 국가들로부터 6천만 달러나 받았다"며 "기부자 중에는 국무부와 중요한 거래를 앞둔 기업이나 개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의 기부금이 클린턴 장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기부금을 낸 사람들은 반드시 대가를 원한다면서 외국 자금이 무역 협정 등 특혜와 연결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나 멕시코 등과 믿기 어려운 합의가 이뤄지는 이유는 미국 정치인들이 멍청해서이기도 하지만, 외국 정부가 미국 정치인들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카타르에 대해선 "각종 테러단체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국가"라고도 했다.
이처럼 외국 자금이 미국 정치인에게 흘러들어오는 것을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게 WP의 지적이다.
대선 과정에선 외국의 영향력을 제거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취임 이후에는 외국과의 거래에 우호적이었다는 것이다.
2기 행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인 팸 본디도 과거 카타르 정부를 위한 로비스트 활동을 한 인물이다.
본디 장관은 최근 카타르의 항공기 선물에 대해 '법적으로 허용된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항공기 선물의 목적이 미국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알타니 총리는 항공기 선물 제안이 정부 간 거래라면서 개인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카타르는 항상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였고, 미국을 돕고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알타니 총리는 항공기 선물 제안에 대해 "아직 법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사안"이라며 법적인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될 경우 제안을 철회할 것임을 시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