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14세 SNS 소통 개시
▶ 디지털 사목 활동 본격화
▶ 동방교회 신자들에 연설

교황 레오 14세 [로이터]
새 교황 레오 14세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와 소통을 시작했다. 교황청은 지난 13일 “레오 14세 교황이 엑스(X·옛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의 공식 교황 계정을 통해 활발한 SNS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은 2012년 12월12일 베네딕토 16세 교황 시절 개설된 뒤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용하던 엑스 계정을 계승했다. 아이디가 ‘폰티펙스’(Pontifex)인 이 계정은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폴란드어, 아랍어, 라틴어 등 총 9개 언어로 쓰이며 현재 팔로워 수는 5,200만명에 달한다. 교황을 일컫는 라틴어 폰티펙스는 ‘다리를 건설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인스타그램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 3월19일 개설한 계정을 이어받았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첫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선출된 이후 공식 일정이 담긴 사진 17장을 공유했다. 교황은 사진과 함께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함께하길 바란다”며 “이 평화의 인사가 여러분의 마음속에, 여러분의 가정에, 그리고 어떤 나라, 어느 곳에 있든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울려 퍼지길 소망한다”고 적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8일 사상 첫 미국인 출신 교황으로 선출된 후 과거 SNS 활동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비판적인 기사를 SNS에 여러 차례 공유한 바 있다. 지난 2월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오르도 아모리스’(ordo amoris·사랑의 질서라는 뜻)라는 초기 가톨릭 신학 개념을 인용하며 가톨릭 신자들은 비이민자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밴스는 틀렸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의 순위를 매기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직설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레오 14세는 이어 14일 세계 평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그는 이날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동방 가톨릭교회 신자들에게 평화를 위한 기도를 촉구하며 “저 역시 평화가 실현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청은 언제나 적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도울 준비가 됐다”며 “이를 통해 전 세계의 사람들이 희망을 되찾고 마땅히 누려야 할 평화의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는 첫 일성으로 ‘평화’를 강조했다. 그는 당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서 교황으로서 첫인사를 하며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부활 삼종기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진정으로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에 도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가자지구에는 즉각적인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의 석방, 인도주의적 지원을 촉구했고 최근 충돌했던 인도와 파키스탄의 휴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