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중 ‘무역 전쟁’ 90일 휴전… 각각 관세 115%P↓

2025-05-13 (화)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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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간 마라톤 협상 후 합의
▶ 재계, 증시 ‘안도의 한숨’

▶ 양국 상호관세 10%는 유지
▶ 연준, 인하 가능성은 하락

미·중 ‘무역 전쟁’ 90일 휴전… 각각 관세 115%P↓

12일 스콧 베선트(오른쪽)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틀간 중국 측과 벌인 고위급 통상협상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세계 경제를 위협하던 미·중 무역전쟁이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제를 벼랑 끝까지 내몰며 치킨게임 속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대폭 낮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양국이 휴전 기간에 각종 현안을 놓고 추가 협상을 하기로 벌이기로 한 가운데 G2 간 무역갈등은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국이 상호관세를 각각 115% 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협상단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우선 지난달 2일 이후 중국 상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 125% 중 91%는 취소하고 24%는 9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다만 올해 2월과 3월에 각각 10%씩 부과했던 마약 펜타닐과 관련한 관세 20%는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트럼프 2기 들어 중국 상품에 매긴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상대국에 기본적으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던 10%의 상호관세에 펜타닐 원료 수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 20%를 합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도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율을 미국과 같은 폭으로 115%포인트 내려 기존 125%에서 10%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중국에 대한 펜타닐 관련 관세 20%를 제외하고, 미국과 중국은 각각 10%의 상호관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양국은 이 같은 합의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조치하기로 했으며, 인하된 관세를 90일간 적용하고 협의 체계를 통해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국의 관세 휴전은 미국의 상호관세에 중국이 보복 관세를 매긴 이후 38일 만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중국과 관계의 완전한 재설정을 이뤘다”며 “중국은 모든 비관세 장벽을 유예하고 없앨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다. 그(비관세 장벽) 수는 매우 많지만, 나에게 가장 큰 것은, 그들이 중국(시장)을 완전히 열기로 동의한 것”이라고 협상의 성과를 강조했다.

양국은 제네바에서 10~11일 이틀간 고위급 마라톤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베선트 장관은 “높은 관세로 인한 결과는 양국 간의 금수조치에 해당하는 것이었다”며 “어느 쪽도 그런 결과는 원하지 않으며 우리는 균형 잡힌 무역을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미국의 관세 대상이 된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합의를 통해 ‘강대강’으로 치닫던 양국 간 관세전쟁이 당분간은 진정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미·중 무역전쟁의 종언을 의미하거나 미국 내 인플레이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합의는 해결책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가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을 위한 길을 열어준 것이며, 무역 전쟁을 종식할 최종 합의는 양국 정상 간 만남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일찍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은 크게 후퇴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7월 29∼30일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57%로 반영했다. 이는 지난 9일의 40%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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