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국가 협상에도 ‘선례’
▶ 10% 기본 관세는 유지
▶ “중국과 합의 가능 기대”
미국과 영국이 무역협정 합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후 타결된 첫 양자 무역협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공개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고 “우리는 영국과 획기적인 협상을 타결했다”라면서 미영 간 무역 합의를 발표했다.
합의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영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연간 10만대에 한해 기존 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또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의 관세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응해 영국은, 에탄올, 소고기, 농산물, 기계류 등의 시장을 개방키로 했다.
다만 미국은 영국에 대한 10%의 기본상호관세는 유지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과거 대통령이 결코 신경 쓰지 않았던 공정하고 개방적이며 상호적인 협정을 처음으로 체결했다”라면서 “오늘은 미국에 놀라운 날”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영국은 에탄올, 소고기, 기계류, 모든 농산물에 대한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하워드 러트닉 연방 상무부 장관이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이는 미국 수출업체에 50억달러의 기회를 추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에 대한 10%의 기본 상호 관세는 계속 유지되며 이를 통해 60억달러의 세수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대신 연간 10만대의 영국산 차량에 대해 25%의 자동차 품목 관세 대신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은 또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의 관세는 철폐키로 했다고 영국 정부가 발표했다. 영국은 또 100억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키로 했다고 러트닉 장관은 밝혔다.
트럼프 정부가 품목별 관세에 이어 지난달 초 전 세계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글로벌 관세전쟁에 나선 이후 개별 국가와의 협상을 거쳐 무역합의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3월 12일 발효), 자동차(지난달 3일 발효) 등 품목별 관세에 이어 지난 2일 무역 적자를 이유로 모든 국가에 10% 이상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른바 ‘최악 침해국’에는 지난달 9일 기본 관세율(10%)을 초과하는 국가별 상호관세가 부과됐으나 시행 13시간여 만에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교역상대국에 대해선 90일간 전격 유예를 발표하고 개별국가와의 협상 방침을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11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첫 무역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의 무역 합의를 발표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중국과의 무역 협의를 거론하면서 “중국은 (우리와) 합의하기를 정말로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 무역 협의 이후에 시진핑 주석과 통화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스콧(재무부 장관)이 무슨 말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이는 무역 협의 결과가 좋으면 시 주석과 직접 대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