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관세 여파에 대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은 7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6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7.8%로 추정, 금리 동결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상호관세 정책이 시장을 흔들었던 한 달 전의 동결 전망(66.7%)은 물론 일주일 전인 지난달 29일 동결 전망(90.8%)보다도 올라간 것이다.
6월 금리가 지금보다 낮을 가능성도 31.1%로 일주일 전 65.5%에서 반토막 났다. 시장에서는 7월에야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한 상황이다.
관세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동시에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지만, 그 여파가 불확실하고 지표상으로는 경제가 아직은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가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속보치) 성장률(전분기 대비 연율)이 -0.3%에 그쳤지만 이는 상당 부분 관세를 피하기 위해 앞당겨 수입을 늘렸기 때문이고 소비는 여전히 1.8% 늘었다.
이달 2일 발표된 4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7만7천명 증가해 시장 전망을 상회했고 실업률도 4.2%로 변화가 없었다. 노동시장 상황은 연준의 금리 결정에 주요 고려 요소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1일 파월 의장을 '루저'라고 부르며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했다가 금융시장 불안이 심해지자 바로 그 다음날 파월 의장에 대해 "금리 인하에 좀 더 적극적이길 바란다"면서도 "해고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한발 물러선 바 있다.
하지만 이달 2일 고용지표 발표 이후 온라인 게시물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없다.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달에는 점도표(연준 인사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 발표가 없는 만큼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으려 하고 있다.
CNBC 방송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누빈의 토니 로드리게스는 연준이 관망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면서 "연준은 더 많은 하드 데이터(지표)를 볼 필요가 있는데 6∼7월 전에는 명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9월 첫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7·9·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봤고, BNY인베스트먼츠는 올해 0.25%포인트씩 2차례 금리 인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관세 여파로 깊은 '경기 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침체 속 물가 상승)이라는 두 시나리오 중 하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어느 경우든 부정적인 '루즈-루즈'(lose-lose) 상황이라고 봤다.
금리를 동결해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이, 금리를 내려 성장 둔화에 대응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WSJ은 연준이 관세 여파 등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