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검·중앙·남부지검 동시 수사…경찰도 대선캠프·경호처 의혹 등 겨냥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사이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사저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30일 서울 서초구 검찰청 청사(왼쪽)와 서울중앙지법 청사(오른쪽) 사이로 아크로비스타 건물이 서 있다. 2025.4.30
검찰이 30일(이하 한국시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를 처음으로 압수수색하며 각종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의 포문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 사저가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전직 대통령 사저에 대한 압수수색은 2013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정권 3년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디올백 수수 사건 등으로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혐의없음' 처분을 받으며 수사망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검찰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법조계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건진법사 관련 수사를 이끄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은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형사3부장을 지냈고 검찰 내 대표적 '친윤' 그룹의 일원으로 분류됐다. 다만 '윤석열 사단' 내에서도 주요 포스트에 포진된 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이후 본격화했다.
한 전 장관 시기에는 의정부지검장, 대구지검장을 거쳤고 한 전 장관이 물러난 이듬해 인사에서 서울남부지검장에 보임돼 중요 사건 수사의 전면에 나섰다.
남부지검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파면된 지 26일 만에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자료 확보에 나섰다.
검찰은 통일교 고위 인사가 건진법사 전씨에게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뿐 아니라 고가의 가방까지 전달한 정황을 추적 중이다.
압수수색영장에 김 여사는 피의자로 적시되진 않았고 참고인 신분이었다. 남부지검은 김 여사의 개인 휴대전화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크로비스타 사저는 경호 구역이기는 하지만 기존 압수수색이 불허됐던 한남동 관저처럼 형사소송법상 군사상·직무상 비밀을 요구하는 장소는 아니다.
남부지검이 이러한 점을 파고들어 첫 압수수색의 깃발을 꽂은 셈이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개입 및 여론조사 조작 의혹은 이창수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이 맡고 있다.
창원지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전날부터 연이틀 '정치 브로커' 명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고검이 지난 25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한 점도 주목된다. 중앙지검이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수사한 끝에 무혐의 처분한 지 약 6개월 만의 결정이었다.
서울고검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등 수사를 주도했던 박세현 고검장이 지휘하고 있다.
경찰도 다시 윤 전 대통령을 겨누고 있다. 대선 후보 시절 공식 캠프가 아닌 서울 강남의 한 화랑에서 '비밀 캠프'를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에 체포 저지를 지시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 특별수사단도 '판도라'로 불리는 비화폰 서버를 임의제출받기 위해 경호처와 협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