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 부활의 기쁨과 평안이 함께 하길 바라면서 모두에게 희망과 사랑을 가져다 주기를 기도한다. 부활절을 영어로 ‘이스터(Easter)’라고 한다. 이스터는 앵글로 색슨족(Anglo-Saxons)의 봄 축제와 관련된 이름으로 봄과 새 생명, 새벽의 여신을 의미하는 고대 여신의 이름이다. 원래는 부활, 새 생명을 축하하는 봄의 축제였던 이스터가 기독교가 전래되면서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을 가리키는 명칭이 되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가 살아나신 날을 기념하는 부활절은 계절적으로는 봄에 일어난 사건이다. 고대 사회에서 겨울은 죽음을 의미하고 봄은 소생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부활절은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구원사적인 사건과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하나님의 창조절기인 봄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부활절을 라틴어로는 ‘파스카(Pascha)’라고 한다. 파스카는 히브리어로 유월절을 의미하는 ‘페사’의 헬라어 ‘파스카(Paskha)’에서 유래한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 유대인의 유월절 기간 중에 일어났기 때문에 초대 기독교인들은 부활절을 유월절과 밀접하게 연결해서 이해하였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신 날은 유월절이었다. 유월절은 출애굽을 기념하여 지키는 절기다. 출애굽 당시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애굽에 열 가지 재앙을 내리셨는데, 9번째가 흑암이고, 10번째가 애굽의 모든 장자를 죽이는 것이었다. 애굽의 장자들을 죽이던 날 밤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른 이스라엘 백성들의 집은 죽음의 사자들이 들어가지 않고 넘어감(유월, Passover)으로써 생명을 구하였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날 낮 12시부터 흑암이 임하고 예수님은 오후 3시에 운명하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하여 애굽의 장자들을 죽이고 출애굽 구원의 역사를 일으키셨던 하나님께서 온 인류를 위하여 독생자이신 예수님의 죽음을 통해 구원의 역사를 일으키셨다. 그런 점에서 출애굽 사건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의 모형(typology)이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날은 유월절 지난 안식 후 첫 날이다. 토요일 안식일 다음 날이니까 일요일 새벽이다. 이 날은 유대 절기로 첫 이삭을 바치는 날이다(레 23:9-14). 일요일 아침 백성들이 밭에 나가 이삭의 한 단을 베어 제사장에게로 가져와 흔들며 제물로 바친다. 이 날을 가리켜 초실절이라고 한다.
유대인들은 이 날부터 매일 저녁 날짜를 계수한다. 7일씩 7주간 동안 49일을 계수하는데, 예를 들면, “오늘은 열 일곱째 날입니다.” “오늘은 둘째 주 셋째 날입니다.”하며 날짜를 계수한다. 그 다음 날이 오십 일째 되는 날로 오순절이다. 날짜를 계수한 후에는 보통 시편 67편을 읽는다.
시편 67편은 하나님이 은혜로 풍성하게 수확하는 축복을 노래하는 내용이다. 이렇게 곡식의 이삭 한 단을 잘라 하나님께 드리고 밭에 남아 있는 모든 다른 이삭들이 오순절인 맥추절에 풍성한 알곡으로 수확하기를 기대한다. 이 날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점에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 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갈 15:20)고 하신 것이다. 여기서 첫 열매는 유월절 지난 안식 후 첫 날 드리는 첫 이삭과 같은 의미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단순히 죽었다가 살아난 것이 아니라, 마지막 때에 믿음 안에서 죽은 사람들이 모두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소망을 주는 구원사적인 사건이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날은 안식 후 첫 날 즉, 일요일이요, “그의 얼굴빛을 우리에게 비춘”(시 67:1) 주일(主日)이다 . 예수님께서 부활 승천하신 후 이 땅에 남아 있던 120명의 제자들이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던 오순절도 일요일이다.
기독교인들은 이 날을 성령강림절로 지킨다. 초대 교회 성도들은 일요일에 모여 사도들의 말씀을 들으며 연보를 하고 예배를 드렸다. 기독교인들이 일요일을 주일로 지키기 시작한 것은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로부터 시작되었다. 매 주일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써 사랑과 감사가 넘치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