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부가 북부 국경 넘어 미국 영토에서의 미군 영향력 강화 움직임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멕시코와의 국경 인접지에서 군사 활동을 늘리기로 한 건 (미국의) 자율적 결정이지만, 군이 멕시코 영토로 넘어오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멕시코 당국은 과거에도 양국 접경지 인근에 미군 증강 배치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에 내려진 조처는 미군에서 특정 영토를 주체적으로 관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대통령은 "중요한 점은 과거 상황과는 다르다는 것"이라며 "국경 장벽을 계속 건설하려는 목적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항상 국경 존중과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내무부는 서울시 면적(605.2㎢)의 ¾ 수준인 10만9천651에이커(443.7㎢) 연방 소유 토지에 대한 행정 관할권을 군에 이관한다고 밝혔다.
미 내무부는 전날 홈페이지 보도자료에서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이 뉴멕시코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 토지를 3년간 육군 관할로 옮긴다는 결정을 발표했다"며 "이 지역의 자연·문화 자원을 보호하는 동시에 국경을 보호하고 불법 이민을 방지하는 미 국경순찰대 작전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2019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에도 내무부가 장벽 건설을 위해 남부 국경을 따라 560에이커(2.3㎢)를 육군에 양도한 바 있다면서, 이번 조처로 미 당국이 불법 월경을 막기 위한 인프라 건설에 용이해졌다고 짚었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미군 활동과 관련) 미국에 외교공한을 보냈다"며 "대화에 기반한 양국 안보 협력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