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캘리포니아 주택보험료 “올해 21% 더 뛴다”

2025-04-16 (수)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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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승률 전국평균 2배 이상
▶ 산불·건축비 인상 등 겹쳐

▶ 연평균 2,930불로 500불↑
▶ 건축 목재 30%가 캐나다산
▶ 관세 영향 불가피 ‘블랙홀’

캘리포니아 주택보험료 “올해 21% 더 뛴다”

산불에 관세 등 영향으로 올해 캘리포니아의 주택보험료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

올해 캘리포니아의 주택 보험료 인상률이 전국 평균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 21%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 1월 사상 최악의 LA 산불이 발생한 데 더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을 당긴 관세폭탄과 이민정책으로 건축비와 인건비가 줄줄이 상승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15일 보험정보업체 인서리파이(Insurify)는 “캘리포니아 주택 보험료가 올해 말까지 21% 상승할 것”이라며 “올해 미주 전역의 평균 보험료 인상률은 8%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캘리포니아의 주택 보험료는 연평균 2,930달러로 지난해 2,424달러보다 500달러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든스테이트 주민들은 미주 중간주택 가격을 훨씬 호가하는 주택 가격과 대형산불 등 자연재해의 위험으로 매년 전국 평균보다 비싼 보험료를 부담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캘리포니아 주택시장에 불어 닥친 악재는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는 게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 1월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은 각각 2만3,448에이커와 1만4,000에이커를 태웠고, 무려 1만8,000개 이상의 건물을 파괴했다. UCLA 분석에 따르면 두 화재로 인한 총 손실액은 1,3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450억달러는 보험 손실액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운영 중인 주택보험 페어플랜(FAIR Plan) 측은 이번 화재로 40억달러 이상의 잠재적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정책으로 건축비마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매기고 있으며, 지난달 12일에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미 주택 건설에 사용되는 자재의 약 10%가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다. 미국이 연간 사용하는 목재의 약 30%가 캐나다에서 들어온다. 건축자재 가격이 폭등하면 재건비용 상승, 보험사 부담 증가,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관세가 부과되면 수입 건축 자재 비용이 최대 4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서리파이의 보험 관계 관리자 다니엘 루카스는 “주택 재건축 또는 수리 비용은 보험료 산정 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며 “건축 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해당 비용이 보험 가입자 보험료에 반영된다”고 강조했다. 인서리파이는 관세 압력으로 인한 캘리포니아 보험료 상승분만 15%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험료 인상률은 캘리포니아 주택·보험 업계의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스테이트팜은 지난 2월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주택 보험료를 22% 인상해 달라고 요청했고, 주택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전폭적인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회를 열고 있다. 스테이트팜은 약 300만건의 보험으로 캘리포니아 주택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스테이트팜은 LA산불로 접수된 1만2,390건의 보험금 청구와 관련 현재까지 27억5,000만달러 이상을 지급했다. 이 업체는 산불로 인한 직접 손실액은 76억달러로 추산되지만, 재보험을 통해 손실액을 6억1,200만달러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인서리파이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평균 주택 보험료가 가장 많이 인상될 것으로 예측되는 주로는 루이지애나(27%), 가주(21%), 아이오와(19%), 하와이(17%), 미네소타(15%) 순으로 나타났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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